이혼한 전남편이 신의가 되었다

이혼한 전남편이 신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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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혐오하는 내 아내는 바람까지 피우고 나와 이혼했다. 내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존경하는 신의라는 것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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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챕터

제1화

“형부, 안에 계세요?”가녀리고 부드러운 외침이 울려 퍼지자 샤워하던 강동준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나 안에 있어!”욕실 문이 열리면서 처제인 이유설이 문틈으로 모습을 드러냈다.이씨 가문의 둘째 딸이자 천해 대학 퀸카인 이유설을 따라다니는 남자는 셀 수 없이 많았다.지금 이유설은 흰 셔츠에 검은색 짧은 치마만 입고 있었는데 젊음과 건강미를 마음껏 뽐낼 뿐만 아니라 성숙미까지 물씬 풍기는 독특한 매력을 발산했다.강동준은 무의식적으로 중요 부위를 가리며 물었다.“유설아... 뭐 하는 거야?”이유설의 눈빛이 교활하게 번뜩이며 곧장 욕실로 들어갔다.원래도 얇은 옷이 물에 젖어 달라붙으며 완벽에 가까운 몸의 곡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은근슬쩍 드러나는 야릇함까지 더해지면...강동준의 눈이 번쩍 뜨였다!이유설은 그대로 강동준의 품에 뛰어들었다.“형부, 나 형부 좋아해요!”어린 여자의 몸은 은은한 향기와 함께 마구 유혹을 발산했다!강동준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아니야! 늘 나를 때리거나 욕하기만 하던 이유설이 이렇게 살갑게 다가온다고?’하지만 그가 말하기도 전에 이유설은 옷깃을 찢으며 화난 얼굴로 말했다.“형부, 뭐 하는 거예요?”강동준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이유설을 바라봤다.그때 욕실 문이 다시 한번 열리며 잔뜩 화가 난 이유림이 안으로 들어왔다.“강동준 씨, 뭐 하는 거예요?”강동준은 아내 이유림과 지난 몇 년 동안 부부지만 남과 다름없이 서로 선을 그으며 살아왔다.이유설은 울먹이며 말했다.“형부가 옷을 두고 왔다고 해서 내가 가져다줬는데 나를 욕실로 끌고 들어가더니... 흑흑.”이유림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당신이 그런 사람일 줄은 몰랐네요!”이유설의 눈에는 음침한 섬광이 스쳐 지나갔다.“언니, 이 자식은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야! 반드시 이혼해!”이유림은 이를 악물고 진작 준비해 둔 이혼 합의서를 꺼냈다.“서명하죠?”강동준은 뭔가 알았다는 듯이 말했다.“이것 때문에 이런 짓을 벌인 거죠?”이유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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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다가오는 노태연을 보자 이명천은 얼른 달려가 부축했다.“여기 왜 오셨어요?”노태연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내가 안 오면 이씨 가문의 명성이 그놈 때문에 더럽혀질 거야.”노태연을 뒤따르던 조명훈이 미소를 지었다.“강동준이 쓰레기인 것도 모자라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일 줄은 몰랐네요. 처제까지 건드리다니, 하늘이 노하실 일이네요.”이명천의 눈이 번뜩였다.“뭔가 오해가 있는 게 틀림없어.”노태연의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쏘아붙였다.“아직도 그 새끼 편드는 거야?”말을 하던 노태연이 쿨럭 기침하더니 갈수록 기침 소리가 격해졌다.이유림이 노태연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주고 나서야 노태연의 숨소리가 한층 부드러워졌고 그녀는 분한 얼굴로 말했다.“이런 일이 생겼으니 유림이는 강동준과 이혼해야 해. 이혼하고 바로 조명훈과 결혼시킬 거야.”이유림의 눈에는 기대감이 가득했지만 이명천은 언성을 높였다.“그건 안 돼요!”조명훈이 조씨 가문의 장남으로 천해에서 발만 굴러도 땅이 흔들릴 법한 인물이지만 매우 비열한 성격을 가졌다.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는 인물이었다.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었다.게다가 유명한 바람둥이에 극도로 변태적인 사람이라 아내가 전후로 세 명 있었는데 시달림을 견디지 못해 그중 두 명은 투신자살하고 한 명은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소문이 있다.이유림이 조명훈과 결혼하는 건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짓이었다.조명훈의 표정이 미세하게 바뀌더니 차갑게 히죽 웃으며 노태연을 돌아보았다.노태연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조씨 가문은 규모가 큰 집안이고 조명훈은 그 집안에 후계자야. 유림이가 조씨 가문에 들어가면 바로 사모님이 되어서 호사를 누릴 텐데 뭐가 문제야!”이유설이 낮은 소리로 거들었다. “아빠, 그 쓰레기보다 조명훈이 훨씬 나아요. 하늘에서 떡이 떨어진 셈이라고요. 아빠 고집 때문에 언니 행복을 망치는 건 안 되죠.”이명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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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아득히 긴 강물을 바라보며 강동준의 눈에는 희미한 호기심의 흔적이 번뜩였다.‘지금의 이유림이 날 구한 게 아니면, 또 다른 이유림이 있는 걸까?’한정판 메르세데스 벤츠 SUV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더니 가까이 다가와 유려한 꼬리를 그리며 멈춰 섰다.문이 열리자 용천우가 차에서 내려 경건한 얼굴로 강동준을 향해 걸어왔다.두 달 전, 갑자기 병이 발작해 길가에 쓰러졌을 때 강동준이 구해주지 않았다면 죽을 뻔했던 그였다.하지만 강동준은 그 병이 하루 이틀에 생기는 병이 아니며 제때 치료하지 않아 다시 발작하면 그땐 신이 와도 살릴 수 없다고 말했다.그 말을 굳게 믿고 강동준이 자신을 살릴 방법이 있다고 하니 그를 신처럼 떠받들었다.강동준은 용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이씨 가문 일에서 손 떼.”용천우가 서둘러 고개를 들었다.“손... 손 떼라고요?”이유림은 강동준의 아내이고 강동준은 이씨 가문의 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에게 1600억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그런데 왜 갑자기 손을 떼라는 걸까?‘혹시 내가 뭘 잘못해서 선생님의 기분을 상하게 한 걸까?’이런 가능성을 생각하며 용천우는 벌써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강동준은 용천우가 오해한 것을 알면서도 굳이 설명하기 귀찮았다.“당신 병을 치료할 다른 약재는 이미 모았어. 이제 현음초만 구해오면 당신을 치료할 수 있어.”용천우가 환한 웃음을 지었다.“감사합니다 선생님!”강동준이 손을 흔들자 용천우는 정중히 물러났다.용승그룹으로 가는 길에 용천우는 반나절 동안 머뭇거리다가 결국 전화를 걸었다.“알아봐야 할 게 있어. 하나, 이씨 가문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선생님이 이씨 가문을 돕지 말라고 하는 건지. 둘, 묘의당에 가서 현음초가 있는지 알아봐.”용천우가 떠난 후 강동준이 강가에 서서 아련한 과거를 떠올리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리며 정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선생님, 방금 들어온 소식인데 묘의당에 금방 도착한 약재에 현음초 세 송이가 있답니다!”강동준은 고개를 끄덕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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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전보민은 조명훈을 쳐다보지도 않고 강동준을 향해 걸어와 팔짱을 꼈다.“선생님, 여기 계신 줄 알고 특별히 찾으러 왔어요.”강동준은 얼굴을 찡그린 채 애처로운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전보민을 보며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전보민이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줄곧 모른척했다.전보민은 분명 지금 자신이 이유림과 조명훈에게 굴욕당하는 것을 보고 일부러 두 사람 앞에서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자신이 나무라면 전보민에게 상처가 될 것이었다.조명훈의 얼굴은 보기 흉하게 일그러지고 이유림의 입은 계란을 넣을 수 있을 만큼 크게 벌어졌다.왠지 모르게 원치 않는 장난감을 빼앗긴 것처럼 속이 괴로웠다.그때 전보민의 시선이 이유림과 조명훈에게 향했다.“선생님, 이 두 사람 어떻게 할까요?”조명훈과 이유림은 벌벌 떨었다.전보민은 수천억대 천봉그룹을 소유하고 있으니 이씨 가문과 조씨 가문을 몰살시키는 것 정도는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었다.강동준은 고개를 저었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전보민도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선생님 말씀대로 해요.”강동준은 전보민을 떼어내고 안으로 향했다.“서류 신청한다며, 얼른 가자고.”이유림의 눈동자에는 망설임이 번뜩였다.자신의 두 눈으로 전보민이 강동준의 말을 고분고분 따르는 걸 보니...‘설마 강동준에게 전보민을 고개 숙이게 할 힘이 있는 걸까? 그렇다면 그야말로 내가 원하는 금수저 남편인데!’하지만 곧 이유림은 피식 웃더니 당당한 표정으로 강동준과 함께 법원으로 들어갔다.강동준이 정말 전보민을 굴복시킬 능력이 있었다면 3년 동안 이씨 가문에서 얌전히 지냈을까?전보민은 단지 튼튼한 강동준의 몸을 보고 그를 먹여 살리는 것이었다.전보민이 갖고 놀다 질리면 강동준은 여전히 무일푼이다.모든 절차가 끝나고 이유림과 조명훈은 함께 떠났다.조명훈은 떠나기 전 도발하는 표정으로 강동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여자한테 빌붙는 건 남자도 아니지. 전 대표가 계속 예뻐해 주길 기도해. 안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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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수많은 고급 자동차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바람이 허공을 가로지르며 거리를 폭파하는 소리는 귀를 찢을 정도였다.수많은 사람들이 하던 일을 내려놓고 각자 그늘진 골목길을 달려갔다.총격전 중이던 두 일당도 명령을 듣고 곧바로 파도에 휩쓸리듯 물러갔다.오두막과, 오두막에 있는 불쌍한 여자를 찾아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천호의 하늘이 무너진다.천해 안전관리국 국장은 여유로운 얼굴로 차를 마시고 있었다.비틀거리며 사무실로 들어오는 부하를 본 국장은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하늘이라도 무너졌어?”부하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용... 용 대표님이 화나셨습니다!”쨍그랑-국장은 몸에 힘이 풀리며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이 산산조각 났을 뿐만 아니라 본인도 의자에 주저앉아 버렸다.2초 정도 지나서야 국장은 겨우 자리에서 일어났다.“도대체 어떤 간 큰 놈이 그분을 건드렸어!”부하는 애써 침을 삼키며 말했다.“아직... 아직 이유를 모르겠습니다.”국장이 으르렁거렸다.“뭐 하고 있어, 절대 용 대표님 쪽 사람들과 맞서지 말라고 빨리 내려가서 알려. 빨리 가!”천해 서열 2위 세력이던 권강당은 용천우가 손을 씻으면서 천해의 지하 왕이 되었다.그 시각 권강당 당주 유강대는 뜨거운 프라이팬 위에 올려진 개미처럼 초조하게 홀 안을 오갔다.용천우의 분노로 천해가 흔들리고 있다.‘그가 왜 갑자기 이러는 걸까, 꿍꿍이가 있는 걸까 아니면 다른 이유일까? 타깃은 누구고 원하는 건 뭘까?”하지만 지금 유강대는 눈멀고 귀가 먼 사람처럼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안 돼.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 없어.’만약 용천우가 자신을 노리는데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는다면...재앙이 닥쳐온다!그 생각에 유강대가 사람들을 모으려는데 부하가 비틀거리며 홀 안으로 들어왔다.“당... 당주님... 알아냈습니다. 용 대표님은 여자 때문에 화가 나신 거랍니다!”유강대의 눈이 번뜩였다.“무슨 여자?”부하는 침을 꿀꺽 삼켰다.“그... 아직 알아내지 못했습니다.”유강대는 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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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키다리와 난쟁이는 동시에 위를 올려다보았다. 보닛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진 페라리가 공중으로 솟아올라 담장을 넘어 허공에 날아오르는 것을 본 키다리와 난쟁이는 그대로 못 박은 듯 자리에 얼어붙었다.이건... 이건... 이건...어떻게 이런 일이!페라리가 땅에 무겁게 착지하면서 땅이 흔들렸다.쾅-누군가 차 문을 걷어차고 쏜살같이 달려 나왔다.키다리가 손에서 허전함을 느꼈을 때 이유림은 이미 상대의 품에 안겨 있었다.품에 안긴 이유림을 바라보던 강동준은 순간 소름이 끼치며 그녀의 몸에 현황 진기를 흘려보내 심장과 혈맥을 보호했다.이유림이 잠깐은 생명의 위험이 없다는 걸 확인한 강동준은 그녀의 몸을 살펴보았다.간과 신장에 균열이 생겼고 왼손이 찌그러지고 골절된 상태, 얼굴에는 세 군데의 외상이 있었고 상처가 가장 깊은 곳에는 이미 하얀 뼈가 드러나 있었다.과도한 출혈과 외상으로 봤을 때...자신이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면 이유림은 오늘을 넘기지 못했다.몸에서 격렬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며 강동준이 한 글자 한 글자 분명하게 말했다.“누가 시켰어.”이 순간 강동준은 지옥에서 온 악마처럼 보였다.털썩-털썩-키다리와 난쟁이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애원했다.“전 모릅니다!”강동준은 키다리의 목을 움켜쥔 채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누가 시켰는지 말해. 아니면... 죽어.”키다리는 방광마저 저렸다.“전... 진짜 모릅니다!”두둑-강동준이 손에 힘을 주자 키다리의 머리가 옆으로 축 늘어졌다.겁에 질린 난쟁이가 일어나 도망가려는데 강동준이 난쟁이의 목을 움켜잡았다.“죽어!”난쟁이의 눈알이 튀어나왔다.강동준은 난쟁이의 시체를 옆으로 던지고 마당 밖으로 달려 나가며 페라리에서 허둥지둥 내린 전보민에게 말했다.“여긴 너한테 맡길게.”전보민이 고개를 끄덕일 때 강동준은 이미 전보민의 시야에서 회오리바람처럼 사라진 뒤였다.이유림의 부상이 너무 심각했다.금침으로 죽은 자의 백골을 치료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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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발이 강동준의 몸에 닿기 전에 경비원은 그에게서 강한 힘을 느끼며 구름처럼 날아갔고 바닥에 크게 넘어지면서 앞니 두 개가 부러졌다.다른 경비원이 곤봉을 꺼내 들고 앞으로 달려드는데 사나운 늑대처럼 쳐다보는 강동준의 눈빛에 경비원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기가 밀려왔다.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한 경비원은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섰다.강동준은 의사의 목을 움켜쥐며 오싹한 눈빛으로 말했다.“빨리 수혈해.”의사는 움찔하며 간호사를 재촉했다.“뭐 하고 있어... 얼른 수혈해.”간호사는 서둘러 이유림을 침대에 옮기고 이유림의 혈액형을 알아낸 뒤 동시에 이유림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이 과정에서 강동준은 계속 이유림의 손을 잡고 있었다.어쩔 수 없었다.이유림은 전적으로 강동준의 현황 진기에 의지해 목숨을 이어가고 있었다.진기가 없으면 이유림도 목숨을 잃는다.강동준이 자신을 미처 신경 쓰지 않는 것을 본 의사는 옆으로 물러나 전화를 걸었고 화가 난 상대의 목소리에 의사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원장실에서 이 소식을 들은 임성호는 화를 내며 책상을 쾅 내리쳤다.“이건 위법이야!”예쁜 비서가 낮게 알렸다. “신의님께서 도착하시려면 아직 한 시간 더 남았습니다. 지금 이런 일이 생기면 우리 병원 경영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럼 저희 병원 초대 교수 자리를 부탁하기 어렵겠죠. 그냥... 신고하시죠?”원장은 비서를 매섭게 노려보았다.“신고하면 일이 더 커질 거고 신의님께서 더 불쾌해하실 거야. 나랑 같이 응급실로 가지. 감히 어떤 간 큰 놈이 병원에서 소란을 피우는 건지 보자고!”임성호는 의술이 뛰어나 천해의 많은 권력자들이 귀하게 모시는 사람이었기에 천해에서 나름 입지가 컸다.하여 그는 직접 나서서 아무것도 모르는 놈에게 한 수 가르쳐줄 생각이었다.임성호가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의사도, 환자도 있었지만 그들은 강동준의 흉포함 때문에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임성호가 도착하자 이들은 순순히 길을 비켜주며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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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아직 떠나지 않은 의사들은 이 장면을 보고 발걸음을 멈췄다.‘전 대표님이 눈여겨 본 사람이 죽은 사람을 살린다고?’‘전 대표님은 눈이 멀었나, 어떻게 저런 사람 편을 들지?’전보민의 눈에도 의심의 눈빛이 번뜩였다.강동준의 의술은 분명 뛰어났지만 죽은 사람을 살리는 건... 과장이 심한 것 같은데?하지만 이미 강동준을 따르기로 맹세했다는 생각에 전보민은 다시 이를 악물었다.무조건 강동준 편을 들자! 살리면 그보다 기쁠 수 없겠지만 못 살려도 무조건 강동준을 믿는다!강동준이 금침을 뽑아 드는 순간 그의 눈에서 밝은 빛이 번쩍였다.금침에 현황 진기 한 줄기를 주입하자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임성호를 비롯한 다른 의사들은 실컷 비웃었다.침에 기를 주입하는 건 상급 의사들이나 하는 기술이다.이 멍청이는 기술을 안다고 그걸 마스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강동준의 손이 흠칫 떨리며 이유림의 머리를 찔렀다.“허...”현장에 있던 한의사는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침의 몸통이 천령혈에서 1인치 정도 떨어져 있었다.침과 뜸은 안정성과 정확성이 전부인데 혈 자리도 못 찾으면서 어떻게 죽은 사람을 살린다고.한의사가 웃는 것을 본 다른 사람들은 급히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한의사가 그럴듯한 얼굴로 상황을 설명하자 현장은 웃음바다가 되었다.“세상에, 어디서 나타난 고수인 줄 알았는데 바보였네.”“혈 자리도 못 찾으면서 사람을 구하겠다니, 하늘 높은 줄 모르네.”“전 대표님은 어떻게 저런 사람을 눈여겨봤지, 믿을 수 없어.”이 순간 강동준은 이미 이유림의 몸에 열여덟 개의 침을 찔렀고 모든 금침은 끝만 드러난 상태였다.지친 얼굴로 강동준은 마침내 이유림의 손을 놓아주었다.이제 이유림이 살았다는 걸 알았으니까.한의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열여덟 바늘을 찔렀는데 단 한 곳도 혈 자리를 제대로 찌른 게 없어. 괴짜야 아주!”임성호는 일그러진 얼굴로 응급실을 나갔다.멍청이가 장난을 친 거다.그런데 전보민이 이곳에 있으니 아무것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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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용우희가 소리치려고 할 때쯤 엔진 소리가 울려 퍼지며 용천우가 도착했다.시장님과 최대한 빨리 합의를 본 용천우는 곧장 창고로 달려왔다.용우희는 황급히 용천우를 향해 다가갔다.“오빠, 이런 사기꾼을 어떻게 믿어?”용천우는 당황했다. 하지만 용천우가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용우희는 방금 일어난 일을 쉬지 않고 떠들어댔고 마지막에 콧방귀를 뀌며 덧붙였다.“나도 오빠랑 같은 병에 걸렸대, 다 거짓말이야!”용천우의 몸이 흠칫 떨리더니 용우희를 무시한 채 한걸음에 강동준 곁으로 달려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선생님, 사실입니까?”올해 용천우는 마흔셋, 용우희는 스물셋이다!부모님이 차례로 세상을 떠나면서 용우희는 용천우의 유일한 가족이 되었는데 용우희도 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자연스레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강동준은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언제 너한테 거짓말한 적 있어?”용천우는 털썩 무릎을 꿇었다.“제 동생의 무례함을 용서해 주시고 제발 살려 주세요, 선생님.”강동준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용우희가 소리쳤다. “오빠! 이 사람 거짓말쟁이야. 정말 그 말을 믿어?”용천우는 단호한 표정으로 돌아섰다.“날 오빠로 생각한다면 빨리 무릎 꿇고 선생님께 용서를 빌어.”용우희는 용천우가 그렇게 단호한 얼굴로 자신을 대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에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강동준이 말했다.“현음초만 충분하다면 도와줄 수 있어.”용천우는 침을 꾹 삼켰다.“그... 현음초 세 개가 있어요.”용천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용우희를 노려보았다.“얼른 가서 현음초 가져와.”용우희는 내키지 않았지만 용천우의 진지한 표정을 보자 감히 거역하지 못하고 현음초를 꺼냈다.강동준은 제조실 쪽으로 걸어갔다.“당신들은 방해하지 말고 밖에서 기다려.”용천우가 공손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자 용우희는 눈을 흘겼다.‘거짓말, 잠깐은 봐줄게! 우리 오빠 치료할 단약 만들지 못하면 가만 안 둬!’시간은 1분 1초 흘러 세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도 강동준이 여전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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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병원으로 가는 길에 강동준은 전보민의 전화를 받았다.전보민은 협상 끝에 이유림을 VIP 병실에 보냈고 사람을 보내 이유림을 괴롭힌 두 사람의 행방을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강동준은 알았다고 답하며 병원으로 돌아오자 전보민이 서둘러 다가왔다.“어떻게 됐어요?”강동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약은 지었어.”말하며 강동준은 병상으로 다가왔다.“좀 어때?”전보민이 작게 답했다.“아직 안 깨어났어요.”강동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안 깨어나서 다행이야. 아니면 이런 고통을 어떻게 견디겠어.”전보민은 이유림의 몸에 여전히 박혀있는 금침을 가리켰다.“왜 침을 빼지 않았어요?”강동준이 설명했다.“침을 12시간 동안 놔둬야 효과가 극대화돼. 빼면 효과가 없어져.”전보민은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문득 설명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다. “잘해주네요.”강동준은 전보민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유림의 얼굴에 감긴 붕대를 조심스럽게 떼어낸 강동준은 부용단을 물에 녹여 이유림의 얼굴에 발랐다.이 과정에서 강동준은 더없이 집중하는 모습이었다.치료가 끝난 후 강동준은 전보민에게 생필품을 사라고 지시했다.이유림이 이틀 더 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라 생필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명령을 받고 전보민이 나가자 강동준은 병원 침대 옆에 앉아 이유림을 지켜주었다.10여 분이 지나자 이유림의 속눈썹이 떨리며 천천히 눈을 떴다.기절 직전 장면이 번개처럼 이유림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고 이유림은 공처럼 몸을 웅크렸다.“하... 하지 마... 아악!”강동준은 황급히 이유림의 손을 잡았다.“다 끝났어, 다 끝났어. 이제 괜찮아.”이유림은 그제야 자신이 병실에 있다는 사실과 눈앞에 낯선 강동준의 존재를 알아차렸다.그 자세를 유지한 채 이유림은 경계하는 얼굴로 물었다.“당... 당신 누구야?”겁에 질린 토끼 같은 이유림을 바라보는 강동준의 목소리는 더없이 부드러웠다.“난 강동준이야. 기억 못 하겠지만... 10년 전 강가에서...”어쩌면 그 사건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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