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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전남편이 신의가 되었다
이혼한 전남편이 신의가 되었다
Author: 황우

제1화

“형부, 안에 계세요?”

가녀리고 부드러운 외침이 울려 퍼지자 샤워하던 강동준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나 안에 있어!”

욕실 문이 열리면서 처제인 이유설이 문틈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씨 가문의 둘째 딸이자 천해 대학 퀸카인 이유설을 따라다니는 남자는 셀 수 없이 많았다.

지금 이유설은 흰 셔츠에 검은색 짧은 치마만 입고 있었는데 젊음과 건강미를 마음껏 뽐낼 뿐만 아니라 성숙미까지 물씬 풍기는 독특한 매력을 발산했다.

강동준은 무의식적으로 중요 부위를 가리며 물었다.

“유설아... 뭐 하는 거야?”

이유설의 눈빛이 교활하게 번뜩이며 곧장 욕실로 들어갔다.

원래도 얇은 옷이 물에 젖어 달라붙으며 완벽에 가까운 몸의 곡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은근슬쩍 드러나는 야릇함까지 더해지면...

강동준의 눈이 번쩍 뜨였다!

이유설은 그대로 강동준의 품에 뛰어들었다.

“형부, 나 형부 좋아해요!”

어린 여자의 몸은 은은한 향기와 함께 마구 유혹을 발산했다!

강동준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아니야! 늘 나를 때리거나 욕하기만 하던 이유설이 이렇게 살갑게 다가온다고?’

하지만 그가 말하기도 전에 이유설은 옷깃을 찢으며 화난 얼굴로 말했다.

“형부, 뭐 하는 거예요?”

강동준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이유설을 바라봤다.

그때 욕실 문이 다시 한번 열리며 잔뜩 화가 난 이유림이 안으로 들어왔다.

“강동준 씨, 뭐 하는 거예요?”

강동준은 아내 이유림과 지난 몇 년 동안 부부지만 남과 다름없이 서로 선을 그으며 살아왔다.

이유설은 울먹이며 말했다.

“형부가 옷을 두고 왔다고 해서 내가 가져다줬는데 나를 욕실로 끌고 들어가더니... 흑흑.”

이유림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당신이 그런 사람일 줄은 몰랐네요!”

이유설의 눈에는 음침한 섬광이 스쳐 지나갔다.

“언니, 이 자식은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야! 반드시 이혼해!”

이유림은 이를 악물고 진작 준비해 둔 이혼 합의서를 꺼냈다.

“서명하죠?”

강동준은 뭔가 알았다는 듯이 말했다.

“이것 때문에 이런 짓을 벌인 거죠?”

이유림의 눈빛이 눈에 띄게 흔들렸다.

3년 전, 아픈 할머니의 액운을 쫓아내기 위해 강동준과 결혼했을 때만 해도 이씨 가문은 천해에서 보잘것없는 작은 집안이었다.

3년간의 피나는 노력 끝에 이씨 가문은 2천억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게 됐고 천해에서 명실공히 최상류층 사교계에 진입했다.

하지만 쓸모없는 남편을 둔 게 그녀의 오점이자 걸림돌이 되었고 이는 이씨 가문이 발전하고 성장하는 방해물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보고 눈이 멀었다며 안목이 없는 대표는 이씨 가문을 정상으로 이끌 수 없다고 비난했다.

강동준과 이혼하지 않으면 이씨 가문의 성장은 여기서 멈출 것이고 심지어 몰락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자신은 백조로, 강동준은 벌레로 여겼던 그녀는 줄곧 거부감을 느끼며 지금까지 강동준과 각방을 쓰고 있었다.

정상적으로 이혼 절차를 밟는다면 위자료를 주어야 했기에 이런 방법을 생각해 낸 것이다.

강동준은 이유림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왜 아무 말도 안 해요?”

이유림은 짜증을 내며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주제를 알아야죠! 우리 사이의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 당신은 나랑 어울리지 않아요!”

강동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동안 아내의 말만 들으며 불면 날아갈까 쥐면 꺼질까 소중히 대했는데 아내의 태도는 늘 한결같이 차가웠다. 빙산도 세월이 지나면 녹을 때가 있을 텐데.

그는 평범한 사랑을 원했지만 결국 돈을 이길 수는 없었다.

이제는 놓을 때가 된 건지도...

강동준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정말 후회하지 않겠어요?”

이유림이 말하기도 전에 강동준이 덤덤하게 덧붙였다.

“거실에서 기다려요. 옷 갈아입고 갈 테니까.”

이 쓰레기 같은 자식과 이혼하는 건 꿈에서조차 바라던 일이다!

‘후회? 웃기는 소리.’

속으로 비웃던 이유림은 역겨운 표정을 지었다.

“5분 줄게요.”

강동준은 웃으며 욕실 문을 닫았고 옷을 입는 동안 줄곧 눈동자에 의심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

“이유림, 당신 정말 10년 전에 나를 구해준 그 소녀가 맞아?”

그 은혜를 갚기 위해 화려한 신분을 포기하고 이유림과 결혼했다.

그의 은밀한 도움으로 이씨 가문은 이름도 없던 작은 가문에서 천해의 상류층 가문으로 거듭났다!

이제는 이씨 가문에서 감당할 능력이 있는 것 같아 내일 노태연의 생일 파티에서 자신의 정체를 알리면서 이씨 가문을 천해의 둘도 없는 막강한 존재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자신은 이미 은혜를 갚았고 이유림은 고마워하지 않으니 더 이상 이씨 가문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었다.

옷을 입고 거실로 나온 강동준은 이혼 서류에 사인을 했다.

이유림은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강동준 씨, 이혼 신청은 언제 할 거예요?”

이혼 합의서는 겨우 첫 단계고 법원에 정식으로 이혼 신청을 해야만 비로소 이혼이 성립된다.

강동준이 장난기 어린 눈빛을 보냈다.

“그렇게 서두를 필요가 있나요?”

이유림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심사숙고하고 내린 결정이니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시간 끌 필요 없어요. 그리고... 우린 아예 다른 세상 사람이고 난 한순간도 당신과 함께 있고 싶지 않아요!”

강동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오후 2시로 하죠.”

지금은 점심 11시 30분이었고 법원에서는 오후 2시가 되어야 직원들이 다시 출근한다.

이유림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강동준은 이씨 저택을 떠났다.

강동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유설이 피식 웃었다.

“드디어 저 쓰레기를 쫓아냈네!”

이유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로 날 협박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눈치는 있네.”

이유설은 들뜬 얼굴로 물었다.

“언니, 저 쓰레기랑 이혼하고 나면 조명훈이랑 결혼할 수 있어! 조씨 가문이 힘을 합치면 이씨 가문은 천해 최고의 가문이 될 거야! 언니가 이끄는 이씨 가문이 천해 전체가 우러러보는 가문이 될 거라고!”

이유림의 기대에 가득 찬 눈동자가 반짝였다.

“할머니가 내일 자기 생일 파티에서 조명훈과 내 약혼을 발표할 거라고 했어. 이 좋은 소식이 알려지면 지금 이씨 가문이 겪고 있는 자금난 문제가 해결될 거고 우리 집안은 급속한 성장 시기를 맞이할 거야.”

그런데 이유설이 문득 이렇게 말했다.

“언니, 그 쓰레기가 말 바꾸면 어떡해?”

이유림의 눈에 차가운 빛이 번쩍였다.

“어디서 감히!”

이유설은 또다시 망설이는 표정이었다.

“아빠가...”

이유림은 경멸의 표정을 지었다.

“아빠는 무슨 약이라도 잘못 먹은 거 아니야? 그 자식한테 무슨 용의 기운이 있어서 이씨 가문을 번창하게 한다고!”

투덜거리던 이유림이 문득 말을 바꾸었다.

“하지만 이씨 가문에선 할머니 말에 따르고 강동준이 그런 짓까지 했으니 아빠도 할 말이 없을 거야!”

이유림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아빠한테 가서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야지. 아빠가 눈여겨본 쓰레기가 어떤 놈인지도 알려주고. 미리 말해둬야 괜히 성가신 일이 생기지 않지.”

이씨 가문 저택, 이유림의 아버지 이명천이 집을 나서려던 참이었다.

이유설과 이유림이 바람처럼 달려와 조금 전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고 이명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강동준은 그럴 사람이 아니야!”

이유설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바로 옆에 있던 언니가 다 봤다고요! 저는 못 믿어도 언니까지 못 믿어요?”

이명천은 심각한 얼굴로 이유림을 바라보았다.

“유림아, 정말 그런 일이 있었어?”

이유림이 대답하기도 전에 나이 든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내가 그 짐승은 밑 빠진 양동이라고 했잖아, 이제야 내 말을 믿겠어? 이명천, 아직도 강동준이 용의 기운을 품고 있다고 생각해서 유림이 이혼을 반대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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