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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강동준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이유림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거 아니에요!”

곧이어 사건의 전말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우린 정당방위예요. 좀 과하긴 했어도 저쪽이 먼저 잘못했다고요. 이렇게 큰 용승그룹에서 설마...”

억지를 부리지는 않겠죠.

그 말이 채 나오기도 전에 용우희는 팀장의 가랑이를 콱 밟았고 히스테릭한 비명을 지르던 팀장은 곧바로 새우처럼 웅크렸다.

용우희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경비원에게 팀장을 데려가라고 지시한 뒤 강동준의 곁으로 다가왔다.

“미안해요!”

이유림은 안도의 긴 숨을 내쉬었다.

용우희는 현명하게도 크게도 작게도 만들 수 있는 이 일을 가볍게 처리했다.

하지만 강동준의 눈동자엔 서늘한 기운이 담담하게 깔려 있었다.

“용승그룹은 이런 식으로 직원들을 관리하나?”

용우희의 얼굴이 화끈거렸다.

“도원 스퀘어의 투자 유치만 담당하는 외부 영입 인재라 용승그룹 사람은 아니에요. 하지만 어쨌든 우리 용승그룹 문제니까 사과의 의미로 비어 있는 가게 중에서 마음껏 고르시면 90% 할인된 가격에 넘겨 드리죠.”

강동준은 단순히 매장을 사고파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유림이 그를 잡아끌었다.

“이렇게까지 성의를 보이는데 이 일은 이쯤에서 마무리해요.”

용우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여전히 진지한 얼굴로 강동준을 바라봤다.

그날 약혼 파티에서 강동준은 후천 5급인 흑살을 순식간에 죽였다.

게다가 강동준은 성격이 괴팍해서 자기 오빠 체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만약 강동준이 굽히지 않는다면 용승그룹 전체를 갖다 바쳐도 그의 분노를 잠재우기 힘들 것이다.

강동준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유림이가 그만하라고 하니까 이쯤에서 끝내는 거야.”

용우희의 두 눈에 의아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한편으로는 어렴풋이 원망스러운 마음이 밀려오기도 했다.

‘이 자식, 나한테는 함부로 하면서 이 여자 말은 왜 이렇게 잘 들어? 그래, 내가 예전에 당신 불쾌하게 했고 그걸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어도 내 알몸까지 다 봐놓고 이러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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