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오르는 복수의 꽃

불타오르는 복수의 꽃

By:  주소골  Updated just now
Language: Korean
goodnovel4goodnovel
Not enough ratings
30Chapters
1.6Kviews
Read
Add to library

Share:  

Report
Overview
Catalog
Leave your review on App

결혼 3년 차, 강세나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애썼다. 집안일은 물론 회사 업무까지 책임졌지만, 아이가 없다는 이유로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한 채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쓰레기 같은 남편이 자신 몰래 비서와 바람을 피운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세나는 과감히 이혼을 결심했다. 그리고 그녀를 비웃던 사람들에게 속 시원하게 복수를 날렸다. “누가 이혼녀의 마지막이 비참하다고 했어?” 세나는 외모도, 능력도 남다른 여인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뜻밖의 사람이 있었다. 부이경, 유명한 기업가가 기자들의 질문에 돌연 그녀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 것이다. “처음 본 순간부터 아이 이름까지 생각해 놨습니다.” “지금도 열심히 따라다니고 있어요.” “세나 씨가 빨리 저에게 명분을 줬으면 좋겠네요.”

View More
불타오르는 복수의 꽃 Novels Online Free PDF Download

Latest chapter

Interesting books of the same period

To Readers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Comments

No Comments
30 Chapters

제1화

D시에선 이미 가을이 스며들어, 공기가 서서히 서늘해지고 있었다.강세나는 화장실 칸에 기대어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화면에 비친 남자의 옆모습은 바로 그녀의 남편, 전성빈이었다.남자 옆에 있는 여자의 얼굴은 모자이크 되어 있고, 어깨 뒤의 장미 문신만이 선명했다.그 순간, 문밖에서 물소리와 직원들의 희미한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그러니까, 강 이사님이 하루 종일 일에 치여서 대표님이 바람을 피워도 모를 만큼 바쁘다고?”“그렇다니까. 벌써 결혼한 지 3년이 다 됐는데, 아이도 없잖아.”“내가 듣기로는 강 이사님 불임이라던데...” 웅성거리던 소리는 멀어져 갔고, 화장실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창백한 얼굴의 세나는 천천히 문을 열고, 화장실 거울 앞에 섰다올드하지만 깔끔한 정장에 수수한 화장, 뒤로 묶은 긴 머리, 수려한 콧등 위에 얹은 뿔테 안경은 그녀의 촌스러움을 더 강조하는 듯했다.거울 속 자신을 올려다보자, 아까 핸드폰에서 본 사진이 다시 떠올랐다.‘말도 안 돼. 어떻게 저 사진 속 남자가 내 남편 성빈 씨일 수 있지?'‘내가 불임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도 성빈 씨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혼 3년 동안 내가 바쁜 회사 일을 도와줬을 때도 이 남자는 언제나 나에게 따뜻하게 잘 대해줬는데...'“어, 세나 언니.”갑자기 뒤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나는 생각을 접고 마음을 진정시켰다.“언니, 무슨 일 있어요? 왜 이렇게 안색이 안 좋아요?”송니정은 그녀에게 다가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아니야, 괜찮아.” 세나는 찬물로 가볍게 세수를 하고 고개를 들었다. 그제야 송니정이 흰색 탱크톱 긴 드레스를 입고, 곱슬머리를 위로 올린 채 예쁜 화장에 오른쪽 눈가에 큐빅을 장식한 것이 보았다. “오늘 어디 가? 왜 이렇게 잘 꾸몄어?” 세나는 자연스럽게 휴지로 손을 닦으며 물었다. 니정은 눈웃음을 지으며 다정하게 세나의 팔짱을 끼었다. “언니, 잊었어요? 오늘 저녁이 회사 축하 연회가 있잖아요.
Read more

제2화

“세나 언니? 왜 그래요?” 니정은 세나의 앞에서 손을 흔들면서 깜박이는 눈으로 그녀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언니, 정말 괜찮아요? 아니면 제가 전 대표님한테 전화할까요? 아무래도 오늘 저녁에는 일찍 집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회사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 세나 눈앞의 니정은 여전히 순진하게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얼굴이다. 세나는 손톱이 살 속에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움켜쥐고 애써 감정을 억누르면서 가벼운 웃음을 터뜨렸다. “응, 괜찮아. 너 먼저 가.”이럴 때 세나가 괜히 화를 낸다면 웃음거리가 될 수 있었다. “예, 알겠어요.” 니정이 환하게 웃으며 다시 팔짱을 끼려 하자 세나는 그것을 슬그머니 피했다. JSH그룹은 몇 년 전부터 경영이 어려워졌지만, 세나가 성빈과 결혼한 후 3년 동안 그녀 덕분에 그해 말부터 순조롭게 D시의 상위 그룹에 진입했다. 더욱이 이번 달에는 BM그룹과 제휴하기로 합의해 그룹의 장래도 밝다고 할 수 있었다. 세나가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축하 연회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다소 올드하고 평범한 오피스 정장 차림으로 연회장에 들어섰기 때문에 아무도 세나가 누구인지 알아채지 못했다. 앞에서 손님들이 흰색 정장을 입은 잘생긴 남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들렸다. 바로 세나의 남편 성빈에 관한 것이다. 세나는 평소처럼 앞쪽으로 가지 않고 술 한 잔을 손에 들고는 연회장 구석에 앉았다. ‘성빈 씨가 언제부터 니정이와 그런 사이가 됐지?’ ‘그 둘이 나를 속이고 어디까지 발전한 거야?’ ‘성빈 씨가 정말 니정이를 사랑해서? 아니면 내가 전씨 집안을 위해 아이를 낳지 못해 실망해서 이러는 걸까?’ 세나는 머릿속에서 갖가지 생각들을 하며 자신도 모르게 연이어 술을 여러 병 들이켰고 점차 의식이 흐려졌다. 잠시 후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한 세나는 일어나 밖으로 나가 바람을 좀 쐬려고 했다. 많은 사람 사이를 지나 복도에 다다르자 주위가 조용하게 변했다.창문을 열었지만 바람이 충분히 느껴지지
Read more

제3화

‘우리 어린 시절의 그 만남은 진작에 잊었겠지?’ 난처해진 세나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희미하게만 보이는 이경의 얼굴을 향해 말했다. “안경 좀 찾아주시겠어요?” 이경은 침묵을 지켰고, 몇 분간 정적이 흘렀다. 세나의 얼굴은 붉어졌고 살며시 뜨고 있던 반짝이는 두 눈은 더욱 매혹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의 두 눈은 초점을 잃어서 이경이 어떤 모습인지 더 선명하게 알 수는 없었다. 과거에 이경은 어쩔 수 없이 먼 외국으로 떠나야 했고 돌아왔을 때 세나는 이미 누군가의 아내가 되어있었다. “음.” 이경은 의미 모를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안경을 찾아 손으로 집어 들어 세나에게 건넸다. “고맙습니다.” 세나는 손을 뻗어 안경을 받으려다 이경의 거친 손끝에 손가락이 닿자 조건반사적으로 손을 다시 거두었다. “앗, 죄송해요.” 안경을 쓰니 눈앞이 마침내 깨끗이 보였다. 이경은 어두워진 안색으로 세나가 보기 전에 안쪽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세나는 혼자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곧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전 대표님 정말 대단하지 않아요? 3년 만에 JSH그룹을 이렇게까지 성장시켰잖아요.” “옆에 계신 분이 아마 사모님이시겠죠? 정말 아름다우시네요. 전 대표님과 딱 천생연분이에요.” “그러네요. 사모님도 회사경영에 대단한 능력이 있다고 들었는데, 아마 전 대표님을 많이 도와주셨을 거예요.” 문에 들어서자마자 세나는 등불 아래에 서 있는 한 쌍의 남녀가 눈에 들왔다. 남자는 흰 정장을, 여자는 흰 치마를 입고 나란히 서 있었는데 잠깐만 봐도 정말 잘 어울리는 선남선녀였다. 남자가 세나의 남편인 성빈이 아니라면 더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옆사람이 아부하는 말을 하자 성빈은 살짝 웃음을 머금었고, 니정 역시 수줍은 듯 머리를 쓸어 올리며 반짝이는 눈빛으로 성빈과 눈을 마주쳤다. 그 모습을 보자 마음이 아파진 세나는 옆에 있는 테이블 위의 술 잔을 들고 성큼성큼 두 사람 쪽으로 걸어갔다. “여보.” 세나는 술잔을 들고
Read more

제4화

니정은 초연한 눈빛으로 세나를 가련하게 바라보았지만 세나는 그녀의 도발을 한눈에 알아보며 순간적으로 깨달았다. ‘오늘 저녁에 받은 그 사진, 니정이가 보낸 거였어.’ ‘일부러 자기 몸의 장미 문신은 가리지 않고 은근히 자신이라는 걸 알린 거야.’ ‘그럼 성빈 씨는?’ 세나는 가슴에 깨진 유리알이 박힌 것 같은 아픔을 느끼며 자신에게 언제나 친절한 성빈을 쳐다보았다. ‘성빈 씨도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설마 내가 이혼 이야기를 먼저 꺼내게 하려고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걸까?’성빈은 여전히 친절한 남편의 모습이었다. “세나야, 니정이와 가서 갈아입을 옷을 주고 올 테니까, 여기서 나 대신 손님들 좀 대접해 줘.” 세나는 씁쓸한 마음을 억누르며 애써 웃음을 지었다. “알겠어.” 하지만 세나의 마음속에서는 불안이 점점 커졌고, 머릿속에서는 불쾌한 그 핸드폰 사진 속 모습이 떠올랐다. ‘니정이와 성빈 씨의 관계가 설마 그 정도로 가까운 건 아니겠지?’ 세나는 자기도 모르게 그들을 따라갔다. “강 이사님?” 그녀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자신을 부를 때까지도 깊은 생각에 빠져있었다. 세나가 고개를 들자 엘리베이터 안에 이경과 그의 비서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이경의 비서가 그녀를 부른 것이었다.이경은 무표정한 얼굴로 앞을 보고 있었다. 세나를 봤음에도 잘생기고 무뚝뚝한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아, 죄송합니다.” 세나는 이경을 한번 쳐다보고는 어색하게 엘리베이터에 탔다. 꽉 막힌 엘리베이터 속 분위기가 어색해서인지 세나는 핸드폰을 들어 몇 번이고 확인했다. 76층부터 1층까지 걸리는 시간은 꽤 길었다. 뒤에 가만히 서 있는 이경과 비서의 인기척이 뚜렷하게 느껴졌고 담배의 은은한 향기가 코에 맴돌았다.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해 세나가 서둘러 내리려고 할 때, 뒤에 있던 이경이 갑자기 입을 열어 그녀를 불렀다. “강 이사님!” “네?” 세나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검은 눈동자의 이경은
Read more

제5화

‘전성빈... 전성빈...’ 세나는 허리를 반듯이 폈고 얼굴의 안경은 그새 어디론가 사라져 한 쌍의 예쁜 눈이 그대로 드러났다.그녀는 손을 뻗어 검고 낡은 외투를 벗으며 셔츠를 밖으로 빼 입었다. 묶었던 머리를 풀자 새까만 머리가 길게 늘어졌고, 가방에서 립스틱을 꺼낸 그녀는 하이힐을 벗었다... 쏴쏴쏴-화장실에 간 세나는 흘러내리는 수돗물을 보면서 정신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고개를 들어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자 맑은 눈동자와 하얀 치아, 아름다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화장은 하지 않은 채 입술만 붉게 립스틱을 발랐지만 사람의 마음을 흔들 만큼 매우 아름다웠다. 대학 시절에도 그녀는 학교의 미녀로 소문 나 수많은 남자가 좋아했었다. 결혼 후에 성빈이 말했다. “세나야, 나는 다른 사람과 너의 이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싶지 않아. 넌 내 것이니까.” 그래서 세나는 그 후로 두꺼운 렌즈의 안경을 쓰고 머리를 묶어 다소 올드하게 자신을 꾸몄다. ‘그런데...’ ‘그런데 전성빈, 너는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야?’ 분노한 세나의 눈 밑은 온통 새빨개졌고, 이를 세게 악물어 입에서는 약간의 피비린내가 났다. ‘왜?’ ‘전성빈, 저 자식은 버젓이 내 앞에서 바람을 피우는데, 나는 왜 여전히 그놈을 위해 얌전히 지내야 하지?’ ‘네가 감히 나에게 이런 짓을 해?’ 세나는 주먹을 꽉 쥐며 눈빛을 가라앉히고 화장실을 나섰다. 어두운 긴 복도에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형형색색의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세나는 아직 술기운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벽에 기대어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그녀의 아픔과 고통, 모든 감정이 무방비 상태로 모두 드러났다. 이경은 세나가 넋이 나간 채 이곳으로 오는 것을 보고 따라온 자신의 알 수 없는 감정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세나의 모습을 보고 마음속에서 조금의 동요가 일었다. 바로 그때 비틀거리던 세나가 이경의 품으로 쓰러졌다. 이경은 눈썹을 올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강 이사님.” 세나는 누
Read more

제6화

부드러우면서도 거친 키스. 이경은 눈을 뜨고 키스하는 세나를 바라보았고, 두 사람은 서로 더 가까이 붙었다. 그는 세나의 촘촘하면서도 긴 속눈썹이 살짝 떨리는 것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세나도 긴장되고 무서웠다. 가슴이 한쪽이 무언가에 찔린 것처럼 마음이 불편한 것도 있었다. 표정이 진지해진 이경은 손을 뒤로 돌려 세나의 잘록한 허리를 움켜쥐고 더욱 깊게 키스했다. ...‘뜨거워’ 몸이 바다 위 배처럼 떠오르더니 기복을 일으키며 파도를 타고 내려앉는 것 같이 가라앉았다. 세나는 양 손끝을 가죽시트가 씌워진 의자 위에 올린 채 고개를 젖히고 남자가 쏟아내는 키스를 받았다. 어두운 차 안,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면서 신음이 들려왔다. 세나는 눈을 질끈 감고 있었는데 마음속에서 아픔과 통쾌하다는 생각이 교차했다. “지금 무슨 생각 해요?” 세나의 몸 위에서 이경은 그녀의 턱을 잡고 몸을 더 바싹 붙였다. 그녀는 입술을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 떠봐요.” 이경은 세나의 허리를 감싸고서 몸 위에서 뜨거운 입김을 귓가에 뿜으며 말했다. 더 이상 견디기 힘든 듯 세나는 눈을 떴고 검고 차가운 눈동자와 마주했다. 이럴 때조차 이경의 눈은 여전히 아무런 감정이 없어 보였다. “내가 누구인지 알겠어요?” 이경은 세나의 턱을 잡고서 아래쪽의 그녀를 쳐다보았다. “부, 부이경 대표님!” 세나는 나지막이 이경의 이름을 부르며 수치스러우면서 애매한 감정을 느꼈다. “그래, 기억해요. 전 부이경이예요.” 이경은 세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더니 다시 몸을 숙여 진하게 키스했다. 숙취로 머리가 너무 아파왔다.세나는 눈을 떴지만 눈앞이 캄캄해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낯선 방안, 침대 시트는 축축하게 말려있고 바닥은 남자와 여자의 옷가지로 널려 있었다. 그녀는 잠깐 멍하니 있다가 어젯밤의 기억이 한순간 머릿속에 가득 떠올랐다. ‘망했다!’ ‘어떡하지? 나 술 취해서 부 대표랑 잤나 봐!’ 놀라서 숨을 깊게 들이마신 세나가 바
Read more

제7화

표정이 진지한 이경은 농담의 기색이 조금도 없었다. 세나는 그 자리에 멍하니 있었다. 귀밑이 온통 빨갛게 달아오르며 어색하고 쑥스러운 느낌이 들었다.‘어제 내가 먼저 저 사람을 유혹한 것은 사실이지만, 부이경 대표 같은 남자는 여자와 자는 것이 자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이라 아무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방금 뭐라고?’ ‘처음?’ 이경은 자신 앞에 고개를 숙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세나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쇄골이 반쯤 드러난 채로 이경의 셔츠를 입고 있었고 그 위에는 붉은 키스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이경은 어젯밤의 기억이 되살아나 머쓱한 표정으로 눈길을 돌렸다. “일주일 드리죠.” 이경은 조용히 일어서며 차분한 목소리로 분명하게 말했다. “일주일 후에 이혼합의서를 내 눈으로 꼭 확인할 겁니다.” 세나는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전용차 뒷좌석에 앉아있었다.숙취가 아직 가시지 않았는지 머리가 여전히 아픈 그녀는 양미간을 누르며 이경이 말한 이혼에 대해 생각했다. 모든 것이 마치 꿈만 같았다. ‘너무 황당해서 말도 안 나와. 하룻밤 사이에 남편이 내 비서와 바람을 피우고, 난 바에 가서 술에 취해 만난 다른 파트너와 잠을 잤는데, 지금 그 남자에게 이혼을 요구받았다니?’ 다소 황당하긴 했지만 세나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그녀는 이경이 이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어도 어차피 이혼하려고 했었다.‘전성빈, 날 배신하고 나 모르게 바람을 피웠지. 절대 못 참아. 그럼 나 강세나가 뭐가 되겠어?’ ‘그래 이혼이야. 당연히 이혼해야 해.’ ‘하지만 이렇게 쉽게 떠날 순 없지. 가기 전에 그 년놈에게 따끔하게 본때를 보여 줘야 해.’...운전기사는 세나를 도시 북쪽의 B동 단독주택 구역으로 데려다주었다. 이곳은 2년 전 세나가 큰 사업에 성공해 돈을 번 후 성빈이 매입한 곳으로 인테리어를 마치고 전씨 집안 식구들이 모두 이곳으로 이사했다. 세나는 집 앞에 서서 머리를 정리하고 문을 밀고 들어갔다. “아이고, 사모님 드디어 오셨
Read more

제8화

‘이 집에서 내가 여태 심한 치욕과 온갖 굴욕을 당해도 참은 게 바로 저 쓰레기 같은 남자를 위해서였어?’ 마음이 조금 가라앉자 그녀는 눈을 감은 채 눈물을 닦았고 다시 의연한 모습이 되려고 노력했다. “세나야?” “세나야, 왜 방문을 잠갔어?” 성빈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세나를 따라 올라왔다. 어제 니정은 성빈을 차로 유인해서 일부러 유혹했는데 참지 못한 성빈은 바로 차 안에서 니정과 관계를 맺었다. 그런데 세나 역시 어제 밤새 집에 돌아오지 않아 성빈은 그녀에게 자신들의 관계가 들킨 것이 아닌지 조금 걱정되었다. ‘세나가 정말 뭔가를 알고 있는 건 아니겠지?’ “세나야, 강세나.” “문을 왜...” ‘찰칵’하고 문이 열렸다. 성빈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며 방문을 열었다. “세나야, 세나 맞아? 이게 지금 무슨?”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 곱게 화장을 한 세나는 뿔테 안경을 벗고 머리도 느슨하고 부드럽게 풀어헤친 모습이었다. 그녀가 입고 있는 빨간 드레스는 보기 드물게 매혹적이고 그녀의 이목구비는 말할 수 없이 농염하여 매력이 넘쳐흘렀다. “세나야? 무슨 일이야?” 성빈은 순간 멍해졌고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는 줄곧 세나가 매우 예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결혼한 후로 그녀가 꾸미는 것을 거의 볼 수 없었고, 점점 세나의 원래 모습을 잊게 되어 이제는 생각도 나지 않았다. 세나는 자신 앞에서 말까지 더듬는 성빈을 보며 기가 막힌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전히 미소를 지어 보였다. “왜? 여보? 내가 이렇게 입는 게 어색해?” “아니.” 성빈은 부드러운 눈으로 세나를 바라보았다. “그냥 조금 의외라서.” 세나는 미소를 지은 채로 눈썹을 치켜세웠다. “어? 의외라고? 늙어버린 나는 이렇게 꾸밀 자격도 없다는 거야?” “당연히 아니지.” 성빈은 앞으로 몇 걸음 다가와 그녀를 부드럽게 바라보았다. “내 마음속에서 당신은 어떤 모습이든 항상 가장 아름다워.” 말하면서 성빈은 고개를 숙여 세나에게 키스하려고 했다. 세나는
Read more

제9화

“무슨 일이야?” 하이힐을 신은 세나는 손에 서류 파일을 들고 서 있었다. 입고 있는 예쁜 붉은 치마는 고혹적이었고 예쁜 이목구비는 머리 위 하얀 조명 아래서 더 뚜렷하게 보였다.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당황한 니정의 안색이 안 좋아졌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세나에게 다정하게 다가가 팔짱을 끼었다. “그냥 언니가 아닌 거 같아서 적응이 안 됐어요.” “그럼 천천히 적응해.” 세나는 담담한 표정으로 니정에게서 손을 빼더니 몸을 돌려 책상 앞으로 다가갔다. “음.” 니정은 예전처럼 세나의 맞은편에 앉아 애교를 떨며 말했다. “전 그래도 세나 언니의 예전 모습이 더 예쁜 거 같아요. 지적으로 보이잖아요.” 세나는 고개를 들지도 않고 계약서를 살펴보며 입가에 비아냥거리는 웃음을 띠었다. “그러면 네가 그런 스타일로 꾸미면 되겠네.” 니정은 대꾸하지 못했고, 당황한 안색을 보였다. “참, 전근 관련해서 전할 말이 있어.” 세나는 서류 한 부를 니정쪽으로 밀었다. 니정의 표정이 바뀌었다. ‘전근이라고? 설마 전 대표님과의 일을 알고서 다른 곳으로 날 보내려는 건 아니겠지?’ “전 전근은 가고 싶지 않은데요? 뭐 저한테 화난 거 있어요? 제가 무슨 실수를 했나요? 전 언니 곁에 계속 있고 싶어요.” 세나는 니정의 애교에 아랑곳하지 않고 눈썹을 치켜들었다. “일단 서류부터 봐.” 니정은 입술을 깨물고 서류 파일을 열었다. “세나 언니, 이건?” 니정의 얼굴에 복잡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전 대표님의 곁에서 일하라고요?” “맞아.” 세나는 책상 위에 놓인 커피를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왜? 싫어?”니정의 눈에 탐욕의 빛이 순간 떠올랐다. ‘내가 싫겠어? 당연히 좋지.’ ‘전 대표님 옆에서 일하면 환심을 살 수 있는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거고, 그러면 더 빨리 언니 대신 전씨 집안의 사모님이 될 수 있는데.’ ‘하지만...’ “세나 언니,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 니정은 서류를 다시 세나에
Read more

제10화

예전이라면 성빈은 세나를 건드릴 마음도 없었을 것이다. 결국 촌스럽고 무뚝뚝한 여자는 남자를 성적으로 자극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빈을 세나의 모습에 매우 놀랐다. 그는 세나가 열심히 꾸미면 눈부시게 빛나는 아름다운 보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세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 순간 뜻밖에도 세나가 그것을 피했다. 자신의 애정 표현이 거절당하자, 성빈의 마음속에서 세나를 차지하고 싶은 더 강한 욕망이 싹텄다. “세나야, 튕기지 말라고.” 성빈은 넥타이를 풀었다. “솔직히 당신도 항상 나를 원했잖아. 직원들도 다 퇴근했으니 여기에서 무슨 짓을 해도 아무도 우리를 방해하지 않을 거야.” 세나는 오늘 사무실에서 있었던 성빈과 니정의 불륜 행각을 머릿속에 떠올리고는 속이 메스꺼웠다. 똑똑똑-세나가 가까이 다가온 성빈을 밀치려고 할 때 누군가 사무실 문에 노크했다. “강 이사님, 부 대표님이 오셨습니다.” ‘부이경?’ ‘갑자기 여긴 왜 왔지?’ 세나는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분에게 전해요. 난 이미 퇴근했으니 다음에 시간을 정해 다시 만나자고요.” “왜? 안 만나게?” 성빈은 조금 못마땅하다는 눈빛으로 세나를 바라보았다. “부 대표와의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 “음, 정말 내가 그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 세나는 냉소했다. ‘그래 전성빈, 이 남자가 원래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사랑 따위는 상관없는 위선자였다는 걸 왜 여태 잊었지?’ ‘이 남자가 부이경과 나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또 무슨 낯짝을 드러낼까?’원래 세나는 뭔가 어색해서 이경과의 만남을 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 성빈의 불만스러운 눈초리에 복수를 하려는 마음이 빠르게 싹텄다. 그래서 이경을 만나기로 했다. 신분이 특별해서인지 이경의 곁에는 경호원과 비서가 항상 동행했다. 사무실에는 비록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세나는 여전히 이경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다. 하지만
Read more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