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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상문 로펌.

준수한 외모의 남자가 세나에게 차 한 잔을 건넸다.

“오래 기다렸지? 오전에 회의가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어.”

“괜찮아.”

세나는 소파에 기대어 앉았지만, 얼굴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호석아, 내가 승소할 가능성은 얼마나 돼?”

“이혼을 말하는 거야, 아니면 재산 분할을 말하는 거야?”

“같은 거 아닌가?”

“두 가지는 다르지.”

호석은 사건 자료를 펼치며 말했다.

“네가 전성빈과 이혼하는 데는 문제가 없어. 하지만 재산 분할은, 외도한 쪽이 재산을 모두 포기한다는 법이 없어. 다만 조금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거야. 그래도 내가 최대한 네 입장을 반영해 볼게.”

세나는 더 이상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난 내 몫만 챙기면 돼. 그 정도면 충분해.”

“걱정하지 마. 내가 있으니 괜찮을 거야.”

“고마워.”

“우리 사이에 뭐 이런 걸 다 고마워해.”

세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선배, 우린 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잖아.”

세나와 호석은 대학 동기였다. 호석은 그녀보다 두 학년 선배였고, 법학과의 수재로 유명했다. 호석은 대학 시절 세나가 참여했던 토론 동아리의 회장이었다.

“참, 점심 같이 먹자.”

호석이 말을 마치자마자, 그가 책상 위에 두었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세나는 마침 임주아가 걸어온 전화라는 것을 발견했다.

“점심 같이 먹을 사람이 이미 있나 봐?”

“그런 게 아니야, 세나야. 오해하지 마. 나랑 주아는...”

“변명하지 않아도 돼.”

세나는 가방을 챙기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주아는 내 가장 친한 친구야. 그 상대가 선배라 마음이 놓이네.”

호석은 뭔가 더 말하려 했지만, 세나는 이미 작별 인사를 했다.

“난 먼저 갈게. 관련 자료는 이메일로 보낼게.”

호석은 그녀의 뒷모습이 문밖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여전히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미간이 찌푸려졌다.

[밤 9시에 보자.]

호석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벨소리는 멈췄다.

...

세나는 상문 로펌을 나와 길가에서 택시를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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