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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달빛 아래, 이경을 바라보자 세나는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었다.

찬 바람이 불어오며 그녀의 목에 날카로운 통증이 스쳐 지나갔다.

“아...”

세나는 차갑게 숨을 들이마시며 정신을 차렸다.

이경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차 안에 데려가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턱을 들어 상처를 확인했다.

“괜찮아요, 전...”

“움직이지 마요.”

이경의 간결한 목소리가 귀에 울리자, 세나는 마치 홀린 듯 저항을 포기했다.

남자의 긴 두 손가락이 세나의 턱을 받치고 있었고, 그의 냉정한 얼굴이 눈앞에 가까이 다가왔다. 그의 몸에서는 은은한 향이 풍겨왔다. 그 향기는 세나를 그날 밤의 혼란스러웠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내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이걸로 먼저 상처를 누르고 있어요. 바로 병원에 데려다줄게요.”

이경이 손수건을 건네자 세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네...”

이경은 그녀가 겁에 질렸다고 생각했는지, 손수건을 그녀의 손에 쥐여주고 손을 꽉 잡아주었다.

“걱정하지 마요. 내가 있으니 이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세나는 잠시 멍하니 있었다.

그때, 진구가 데리고 온 사람들이 이미 니정과 기사를 제압하여 둘의 얼굴을 엔진 덮개 위에 짓누르고 있었다.

“놔! 놔달라고!”

“가만히 있어!”

성빈이 JSH 그룹의 대표라서 그런지, 진구는 그를 건드리지 않았고, 대신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게만 막았다.

니정이 붙잡힌 모습을 보며 성빈은 당황한 듯했다. 그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당장 놔줘!”

“놔달라고요? 칼을 다시 휘두르면 어쩌려고요?”

차가운 목소리가 달빛 아래 울려 퍼졌다. 산언저리는 매서운 바람 소리로 가득했다.

차에서 내린 남자를 보자, 성빈은 몸을 떨었다. 그럼에도 그는 어쩔 수 없이 이경에게 물었다.

“부, 부 대표님, 어쨌든 이건 우리 집안의 일입니다. 끼어드실 필요는 없으신 것 같은데요?”

“난 부씨 가문의 집안일엔 관심 없어요. 오늘 난 그냥 우연히 지나가다가 납치 사건을 목격한 것뿐이고, 우연히 정의를 실현했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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