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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1화 잘해주지 않아? 

한참 동안 곰곰이 생각한 뒤, 권하윤은 어머니의 번호를 눌렀다.

하지만 당장 물어봐야 할 질문 때문에 긴장했는지 전화가 연결되는 순간 가슴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응, 딸. 무슨 일 있는 거야?”

양현숙도 하윤을 보고 싶지만 지난 2년 동안 간 떨어질 뻔한 일이 너무 많이 벌어져 또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까 봐 무서웠다.

하윤도 어머니가 불안해하고 있다는 걸 알아 차리고는 위로했다.

“아무 일도 아니에요. 그냥 엄마랑 얘기하고 싶어서 전화한 거예요.”

그 말에 양현숙은 그제야 조금 안도했다.

“그렇다면 다행이고.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하윤은 대충 얼버무리고는 이내 말머리를 돌렸다.

“엄마, 혹시 오빠는 곁에 있어요?”

“네 오빠는 지금 재활 치료 중이야. 혹시 오빠 찾는 거야?”

이승우가 곁에 없다는 말에 하윤을 얼른 기회를 잡았다.

“아니에요.”

그러더니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엄마랑 얘기하고 싶다고 했잖아요.”

딸의 애교에 양현숙은 이내 웃음을 지었다.

“그래. 승우 그 자식은 상관하지 말고 엄마랑만 얘기하자.”

예전처럼 오빠를 “따돌림” 하는 어머니의 행동에 하윤은 코끝이 찡해났다.

어릴 때부터 승우는 하윤의 말이라면 뭐든 들어주곤 했지만 여자애의 마음을 몰라 하윤을 화나게 할 때가 많았다.

그때면 양현숙은 하윤의 편에 서서 이승우를 꾸짖곤 했다.

“윤이를 더 화나게 했다간 네 아버지랑 함께 밖에 내다 버리겠다”고.

옛 기억을 떠올리자 하윤은 당장 해야 할 질문을 차마 입 밖에 꺼내지 못했다.

어머니한테 어떻게 아버지가 다른 여자를 좋아했냐고, 바람을 피운 적 있냐고 물어보냔 말이다.

두 분의 사이가 그렇게 좋았었는데.

음악가라서 그런지 이성호는 로맨티스트였다. 때문에 매번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면 꼭 양현숙에게 선물을 사 가지고 오곤 했다.

어떨 때는 모자였다가 어떨 때는 꽃이었다고 심지어 어떨 때는 해외에서 테이크아웃한 음식이었다. 양현숙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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