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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8화 슬픈 멜로디(97)

호텔 내부의 뜨거운 공기에 준호는 재채기를 했고 곧이어 식탁 앞에 앉아 있는 은지를 발견했다.

반년이 지나 은지의 머리는 좀 길었지만 조금 헝클어진 상태로 풀어 놓았다. 회색 니트를 입고 있었고 전에 비해 가벼운 느낌이었다.

준호는 뜨거운 공기 때문에 목이 말랐다. 열정 넘치는 아저씨가 준호 보고 얼른 와서 앉으라고 하면서 술을 부어주었다.

“은지 남자 친구죠?”

준호는 은지가 또 전처럼 새엄마라고 할까 봐 경계했다.

그러나 은지는 그저 간결하게 대답했다.

“아니요.”

준호는 한숨 돌렸다. 그러나 곧이어 준호는 또 짜증이 났다.

이제 은지가 준호의 새엄마도 아니니 정말 아무런 사이가 아니다.

희현은 은지에게 귓속말했다.

“저 사람은 왜 또 언니 잡으러 온 거예요? 제가 문 지킬 테니까 도망갈래요?”

말을 채 하지 못했는데, 은지가 희현의 입에 음식을 넣어주었다.

“왜요? 이 계획 별로예요?”

“아니, 너 목소리 너무 커서 저 사람이 너 보고 있어.”

과연 고개를 돌리자, 준호가 살기 가득한 눈으로 희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희현은 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제 막 유명해지려고 하는데, 죽으면 안 되지.’

희현이 한 말 때문인지, 은지가 준호를 불러 놓고 준호랑 말을 안 해서인지, 밥을 채 먹지 못했는데, 그는 은지가 화장실을 갔을 때 막아섰다.

은지가 손을 씻고 돌아섰는데, 준호가 문 앞에 서 있었다. 은지는 놀라지 않았고 오히려 준호가 지금까지 버틴 것이 기적 같았다.

“손 씻으려고?”

준호는 잘 얘기해 보려고 했는데, 은지의 말에 또 화가 났다.

“손 씻는다고? 내가 이렇게 먼 곳까지 찾아왔는데, 손 씻으러 왔겠어?”

은지는 준호의 손에 묻은 양념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건 아니겠지만, 손은 씻어야 할 거 같아.”

준호는 은지가 한 말에 반박할 수 없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을 씻었다.

손을 다 씻은 준호는 은지가 자리에 돌아갔을 줄 알았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은지가 옆에 서 있었다. 거울 속의 두 사람은 연인처럼 붙어 있었다.

은지가 준호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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