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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7화 슬픈 멜로디(96)

‘설마 고은지?’

곧이어 여자가 목도리를 벗자, 얼굴이 보였다.

은지가 아니라, 전에 은지와 함께 준호를 속였던 배우 희현이었다.

연말이 되자, 밖에서 일하던 자녀들이 다 무진으로 돌아왔기에 마을에 못 보던 차가 많이 세워져 있어 희현은 준호의 차를 의심하지 않고 차 주변을 돌며 통화를 했다.

“여보세요? 언니, 저 도착했는데, 어디 계세요?”

“호텔 쪽에 있어요? 아, 그럴 줄 알았으면 택시 타고 호텔로 갔죠.”

준호는 희현의 통화를 듣고 마음이 다시 뜨거워졌다.

‘언니? 고은지인가? 고은지도 여기 있나?’

...

무진에 호텔이 하나밖에 없었지만, 항상 손님이 별로 없었다. 연말이라 손님이 더 없어서 주인장은 일 층에 탁자를 다 붙여서 음식을 해놓았다.

아이들이 모여 있어 희현이 왔을 때 아이들이 희현에게 달려왔다.

“희현 언니!”

희현은 통쾌하게 용돈을 나눠줬다.

“이리와, 언니 돈 많이 벌어서 너희 용돈 줄게!”

아이들을 보내고 희현은 창 옆에 앉아 있는 여자에게로 다가갔다.

“언니, 저 왔어요!”

은지가 처음에 무진에 왔을 때는 준호를 피하려고 온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피할 필요가 없어져 사탕 가게를 책방으로 바꾸고 알바생을 찾았다. 이 책방에서 책을 보면 사탕을 먹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했다.

이 반년 동안 은지는 여행을 다니면서 지냈다.

며칠 전, 호텔 주인이 은지보고 무진에 와서 연말을 보내라고 했고 아이들이 은지를 보고 싶다고 해서 오기로 했다.

희현은 옆 마을에서 드라마를 찍다가 같이 식사하러 왔다.

식탁에는 맛있는 음식이 한 상 차려져 있었고 사람들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둘러앉았다.

밖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준호만이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차가워진 도시락을 들고 화를 냈다.

준호는 은지가 외롭게 연말을 보낼 줄 알고 도시락까지 싸서 왔는데, 이렇게 화목하게 모여서 보낼 줄 몰랐다.

준호는 몇 시간을 운전해서 여기까지 온 자신이 참 바보 같았다.

이렇게 도시락을 건네주기는 좀 그렇고, 아무 말도 안 건네고 가자니 아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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