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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0화 도준의 과거 

권희연의 말로는 민도준이 로건을 내쫓을 때 카드 한 장을 줬는데 안에는 한평생 쓰고도 남을 돈이 들어있다고 했다.

만약 단순히 경호원과 고용주의 관계라면 로건은 돈을 받고 편히 퇴직 생활을 즐기거나 다른 일을 알아보면 그만이지 도준의 곁에서 생사를 걸고 일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도준에게 쫓겨난 뒤로부터 로건은 오히려 매일 의기소침해 있다고 하니 하윤은 도 도준과 로건의 관계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도준이 대체 어디에서 로건과 같은 사람을 찾았는지도 궁금했다.

희연은 하윤의 질문에 입꼬리를 올리더니 이내 마음 아픈 표정을 지었다.

“로건 씨 말로는 6년 전에 만났대.”

‘그렇다면 도준 씨가 실종된 마지막 1년이잖아?’

“어디서 만났대?”

“해외의 불법 복싱장에서 만났다는 것 같아.”

……

불법 복싱장은 법도도 인성도 없는 곳이다.

그 곳으로 가는 사람은 딱 두 가지 부류인데, 돈이 필요한 도박꾼과 돈이 필요한 권투 선수뿐.

다른 점이라곤 도박꾼이 내건 건 돈이고 권투 선수가 내건 건 목숨이라는 점이다.

그런 곳은 정규적인 경기장처럼 보호장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실력만 겨루는 것도 아니다.

그곳에는 피 묻은 낡은 장갑과 목숨을 내걸고 싸우는 상대가 있다.

그런 경기에 참가하는 사람은 밖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다니지 못하는 도망자거나 어려운 생활 환경 때문에 죽음의 문턱에 서 있는 사람뿐.

이겨서 얻는 건 돈이지만 져서 잃는 건 목숨이다.

아무 생각 없이 질문을 던진 하윤은 상세한 내막을 듣자 눈살을 찌푸렸다.

도준이 지금은 건방지고 눈에 뵈는 게 없는 사람처럼 멋대로 하고 다닌다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그래도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도련님이었을 텐데.

하루 아침에 지옥으로 떨어져 남과 목숨을 걸고 싸우는 신세가 되었다는 생각에 하윤은 마음이 아팠다.

희연도 그런 하윤이 마음을 알았기에 상세하게 말하지는 않았다.

“로건 씨가 그 불법 복싱장의 선수였는데 민 사장님이 구해준 것도 모자라 데리고 함께 귀국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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