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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2화 다시 신뢰를 쌓아 올리다 

“아마 작년에 말했을 걸. 엄마도 이젠 나이가 들어 기억이 가물가물해. 휴, 나이가 드는 것도 좋은 일이지. 일찍 네 아 곁에 갈 수 있을 테니.”

권하윤은 조급해 났다.

“엄마는 아빠 곁에 갈 생각만 하고. 우리는 싫어요? 어떻게 절 버리고 갈 생각을 해요?”

양현숙은 자기의 말이 하윤을 속상하게 했다는 걸 눈치채고는 얼른 말을 돌렸다.

“그래. 우리 딸 말 대로 어디도 안 가고 곁에 있을게. 아빠더러 기다리라고 하면 되지 뭐.”

몇 초간 침묵이 흐르더니 하윤이 핸드폰을 손톱으로 긁으며 입을 열었다.

“엄마는 아빠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갑자기 왜 그런 물음은 물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아빠가 보고 싶어서.”

양현숙은 그제야 한숨을 푹 내쉬더니 그리운 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네 아빠는 보기에는 얄짤 없는 사람 같아도 사실은 마음이 약해. 네가 피아도 안 배우고 춤 배운다고 했을 때도 말로만 반대하고 너 몰래 선생님 알아보느라 여기저기 수소문 했었어.”

“그리고 네가 공연할 때 절대 보러 가지 않는다고 말하더니 결국에는 도둑처럼 맨 뒷줄에 앉아 매번 몰래 보고 나왔어.”

순간 눈물이 양 볼을 타고 흘러내리더니 목소리마저 가라앉았다.

“그리고 또 있어요?”

“그리고 네 아빠는 다른 것에는 너그러운 편인데 음악에 있어서는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었어. 그래서 학생들이 네 아빠한테 꾸중을 듣고는 항상 나한테 찾아와서 하소연했거든. 특히 주림이라고, 매일 네 아빠랑 싸우고는 나한테 찾아와서 화해하게 도와달라고 했었어…….”

학생을 떠올리자 양현숙은 점점 목이 쉬었다.

“모든 사람이 네 아빠가 나쁜 짓을 했다고 손가락질할 때, 주림 그 애만이 끝까지 네 아빠 편을 들어줬어. 심지어 학교에 현수막까지 내 걸고 시위하다가 결국은 퇴학당했는데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몰라.”

하윤은 그 말에 멍해졌다.

“주림 선배 말하는 거예요? 전에는 왜 말하지 않았는데요?”

“휴. 그때 네 아빠랑 오빠가 그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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