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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4화 동병상련 

누군가 민시영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가씨, 방금 민 사장님께서 한 말이 무슨 뜻이죠?”

똑같은 민씨 집안 사람이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민도준보다 팔방미인 민시영이 더 귀여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시영도 일부러 빙빙 둘러 말했다.

“도준 오빠 속을 누가 알겠어요?”

그때, 부사장이 갑자기 끼어들었다.

“그러면 방금 사장님께서 말씀하신 게 설마 저희 보고서를 두고 하신 말씀인가요?”

시영은 서류를 닫으며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그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맞든 아니든 뭔 상관이에요? 부사장님께서 보고서를 대충 작성하실 리는 없을 텐데. 이런 걸 걱정할 필요가 뭐 있나요?”

시영한테 한 방 먹은 부사장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네, 맞는 말씀이네요.”

두 사람의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사람들은 상황을 캐물으려던 생각을 바로 접었다. 방금 시영이 그런 말까지 했으니 지금 물어본 사람은 자기의 보고서가 형편없다고 인정하는 꼴이니까.

때문에 그들은 그저 시영이 떠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

전화를 끊은 하윤은 도준이 당연히 점심 아니면 저녁에 돌아올 줄 알고 인터넷에서 몇 년 전의 뉴스를 확인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개 찾아보지도 못했을 때 문소리가 들려왔다.

도준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멍하니 자기를 보는 하윤과 마주쳤다.

심지어 하윤은 도준이 코앞까지 다가오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지만 어느새 남자의 손이 그녀의 머리를 누르고 있었다.

“뭘 그렇게 멍 때려? 바람이라도 피우다 걸린 사람처럼.”

하윤은 도준의 힘때문에 고개를 푹 숙인 채 도준이 옆에 앉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어떻게 왔어요?”

도준은 대충 과일 접시 위의 딸기 하나를 포크로 콕 집더니 아리송한 표정으로 하윤을 바라봤다.

“언제 오는지 물었잖아?”

하윤은 그 말에 잠깐 멍해졌다.

‘그러니까. 내가 그걸 물었다고 돌아왔다고?’

도준은 테이블에 놓인 두 개의 물컵을 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뭐야? 정말 바람이라도 피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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