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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떳떳하지 못한 답 

공태준은 권하윤이 화가 나 있다는 걸 눈치 채고는 얼른 말투를 누그러뜨렸다.

“미안해요. 조바심에 저도 모르게. 괜찮아요?”

태준이 손을 들자 하윤은 뒷걸음질쳤다.

거리를 두자 남자의 향기도 더 이상 맡을 수 없어 얽매인 듯한 느낌도 사라지면서 마음이 좀 가라앉았다.

어찌 됐든 또 태준의 도움을 받은 터라 하윤은 깊은 숨을 들이켰다.

“괜찮아. 아까는 고마웠어.”

“아니에요.”

태준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여긴 어쩐 일이야?”

하윤은 드라마 같은 상황을 믿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태준이 때마침 자기를 구하러 짠 하고 나타났다는 걸 당연히 믿을 리 없었다. 이 순간 드는 건 오직 태준이 또 무슨 꿍꿍이가 있나 하는 생각뿐이었다.

하윤의 물음에 태준은 허공에 멈춰 있는 손을 등 뒤로 숨겼다.

“전 윤이 씨 속일 생각 없어요. 하지만 대답이 믿음이 안 갈지도 모르겠네요.”

태준은 하윤을 보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제가 묵은 호텔이 바로 요 앞이거든요.”

사실 그뿐만 아니라 태준은 이 근처에서 자주 배회했다. 그러면 하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생각에.

하지만 차마 드러낼 수 없는 감정을 꽁꽁 숨겨둔 채 태준은 그럴싸한 변명을 늘여 놓았다.

“아까 윤이 시가 넋 나간 모습으로 걸어가길래 사고라도 날까 봐 알려주려고 온 거예요. 그러 우연히 차에 치일 뻔한 걸 본 거고요.”

태준의 말을 얼핏 들어보면 일리가 있었지만 하윤은 오히려 등골이 오싹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 주위에서 시사각각 자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금껏 보이지 않는 두 눈이 자기를 감시하고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하윤은 태준이 점점 두려웠다.

“공태준, 내가 몇 번이나 말했어? 나 당신 안 좋아해. 우리는 함께할 수 없다고. 이런 짓 다 헛수고야.”

“저도 소용없다는 거 알아요.”

알고 있으면서도 태준은 오히려 기꺼이 이러고 있다.

하윤을 보는 태준의 표정은 왠지 유쾌함이 묻어 있었다. 마치 하윤과 몇 마디 나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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