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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조상을 모시고 있네 

권하윤이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민도준은 이미 인내심을 잃었다.

“아직 변명은 생각하지 못했나 봐? 내가 도와줄까?”

하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침묵을 지켰다.

이에 도준은 화가 나다 못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이제 될 대로 되라고 생각하는 거야?”

다음 순간 도준은 하윤의 목을 꽉 움켜쥔 채로 그녀를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

분명 2할 정도의 힘만 사용했지만 하윤은 목이 부러질 것만 같아 두 눈에 어느새 눈물이 맺혔다.

그때 도준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나는 매 순간 하윤 씨를 어떻게 달래줄지 고민하고 있는데 하윤 씨는 이미 다른 남자한테 갈 생각을 한 거야? 내가 요즘 너무 잘해줘서 이제 내 머리 꼭대기에 올라오겠다는 건가?”

“…….”

“말해 봐. 말 못해?”

“…….”

“그래. 말 안 한다 이거지? 그렇다면 소리는 낼 수 있겠지?”

순간 싸늘한 바람이 몸을 덮쳐왔고 어느새 윗도리가 갈기갈기 찢어져 포물선을 그리며 카펫 위에 던져졌다.

하윤이 너른 소파를 원한다고 노래를 불렀었는데, 오늘 그 너른 소파 위에 긴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린 채 누워있다.

그 모습에 도준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버둥대는 하윤을 지켜봤다.

남자의 손이 하윤의 다리를 쓸어 올릴 때 하윤은 끝내 입을 열며 고개를 저었다.

“실어요. 싫어요.”

도준은 힘을 들이지 않고 하윤의 팔을 제압했다.

“하. 이제 말할 수 있겠어? 아까 말하라고 할 때는 왜 말 안 했어? 내가 하윤 씨 기분 생각해서 손도 안 댔었는데 호의를 받아 주기는커녕 짓밟아?”

도준의 손은 하윤의 어깨를 부서뜨리기라도 하듯 그녀의 살갗을 쓸어내렸다.

발버둥도 소용없어지자 하윤은 고개를 돌렸고 그 순간 참았던 눈물이 꾹 감고 있던 눈 사이에서 흘러내렸다.

도준이 강요 때문만이 아니라 이곳은 그녀가 꿈에 그리던 곳이기 때문이다.

하윤은 이 소파에서 도준과 함께 티브이를 보며 휴식하기를 꿈꿨다.

물론 흥이 날 때 서로 애정 행각을 벌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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