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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주정뱅이 

권하윤은 이번 식사가 지루할 줄 알았는데 마리 덕분에 잘 어울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술까지 마셨다.

그러다가 민도준이 술잔을 빼앗아 가자 하윤은 확실히 쪼잔한 남자가 맞다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헤어지기 전 마리는 하윤에게 명함 한 장을 건네며 아쉬워했다.

“다음에 다시 봤으면 좋겠네요.”

명함 아래 적힌 알파벳을 보는 순간 하윤은 왠지 모르게 어디에서 봤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마리는 하윤이 자기 회사 이름을 빤히 쳐다보자 으쓱해하며 말했다.

“그건 우리 회사 이름 이니셜이에요. WM. 저희 회사는 중유럽에서 가장 큰 해운 회사인데 출항할 때면 바다에 떠 있는 대부분 배에 WM이라는 글자를 새겨져 있어요. 심지어 파도도 가장 먼저 WM이라는 글자를 배워야 한다는 말도 있어요.”

술을 마신 탓에 하윤은 마리의 말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지만 애써 눈을 뜨며 실례되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심지어 마리의 말이 끝나자 손뼉을 치며 칭찬했다.

“정말 대단하네요!”

술에 취해 눈이 몽롱하면서도 맞장구 치는 하윤의 모습에 마리는 귀엽다는 생각이 들어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발그스름한 하윤의 얼굴을 만지려 했다.

하지만 닿기도 전에 손목이 힘껏 잡히더니 내팽개쳐졌고 다시 확인하니 하윤은 이미 도준의 품에 안겨 있었다.

도준은 조금도 미안한 기색이 없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제 술 깼죠? 아직도 안 깼으면 팔이라도 부러트려 정신이 번쩍 들게 도와드릴 수 있는데.”

마리는 아픈 손목을 털며 과장된 표정으로 두리번거렸다.

“매너는 어디 갔어요?”

그때 마침 도준의 품에서 고개를 삐죽 내민 하윤은 아픔을 호소하는 마리를 보자 앞으로 다가가려고 했다.

“왜 그래요?”

하지만 마리와 닿기도 전에 도준이 하윤을 들어 안다시피 끌고 밖으로 나갔다.

“이제 가자.”

억지로 집에 가게 된 하윤은 도준의 어깨 너머로 마리한테 손을 흔들었고 마리는 손 키스를 퍼부어 댔다.

바람을 맞으니 가뜩이나 어지럽던 머리가 무거워지며 눈 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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