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32화 쪼잔한 남자

권하윤이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하던 그때, 문밖에서 종업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 사장님, 손님이 도착했는데 들여보내도 될까요?”

그 말을 듣고 나서야 하윤은 민도준이 일전에 미리 당부해 두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도준은 몸을 일으켜 세워 정신이 혼미해진 여자를 빤히 내려다보더니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가를 쓱 문지르며 대답했다.

“들여보내요.”

문이 밖에서 열렸다.

먼저 들어온 여인은 도준이 혼자 있는 걸 발견하자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부인도 함께 왔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어디 가셨죠? 설마 부인이 있다고 한 것도 우리 회사 여직원들이 민 사장님께 반하기라도 할까 봐 한 거짓말이었나요?”

이 말을 꺼낸 사람은 마리라는 여자인데 이번에 협업하기로 한 회사의 사장이다.

마리의 간단한 두 마디에 어색한 분위기가 이내 풀어졌고 동행한 임원진들마저 웃으며 맞장구 쳤다.

그때 부사장이 어눌한 한국어 발음으로 말을 꺼냈다.

“딴 마음 품은 거 혹시 마리 본인 아니에요?”

“들켰네요.”

마리는 투항하듯 두 손을 들고 명쾌하게 대답했다. 그녀의 발음은 몇몇 외국인들 중 가장 정확했다.

말을 마친 마리는 도준을 힐끗 바라봤다.

“그래서 저한테 기회는 있나요?”

마리는 전형적인 중유럽 미녀다. 예쁜 외모에 금발을 갖고 있는데다 완벽한 콜라 병 몸매를 소유하고 있고 심지어 도준을 볼 때의 눈빛도 매혹적이었다.

도준은 마리가 지금껏 본 남자 중에 가장 섹시한 남자라고 할 수 있었다. 특히 숨길 수 없는 야성적인 분위기가 사람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전에는 계약 건을 따내야 한다는 목적 때문에 프로패셔널한 모습만 보이며 한 번도 선을 넘은 적이 없는데 이제는 계약도 체결되었기에 하룻밤이라도 함께 보낼 수 있다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자기의 외모에 대해 항상 자신하는 마리였기에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금발을 귀 뒤로 넘겼다. 도준이 자기를 거절할 이유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도준의 눈빛은 마리의 뒤를 향했다.

“뭘 꾸물대고 있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