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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그 일로 딜 하자고? 

일어나 앉은 민도준은 권하윤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

“뭐가?”

하윤은 다른 걸 신경 쓸 겨를 도 없이 벌떡 일어났다.

“알면서 뭘 물어요?”

도준의 시선이 하윤의 쇄골 아래로 흘러내렸다. 심지어 그 눈빛은 노골적이기까지 했다.

“잊어버렸는데.”

“아니!”

하윤은 목이 메어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어제 그렇게 미친 듯이 해댔는데 만약 정말로…….’

‘그렇다면 어떡하지?’

하윤은 자기의 일만으로도 혼란스러워 미칠 지경인데 만약 여기에서 다른 일까지 더해지면 아마 살아갈 수 있을 지도 의문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하윤은 얼른 바닥에 흐트러진 옷을 대충 몸에 걸치고는 밖으로 달려나갔다.

하지만 발을 떼기도 전에 도준이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왜 이렇게 심하게 반응해?”

하윤은 마구 버둥댔다.

“이거 놔요.”

지금이라도 당장 나가 약을 하고 싶었다. 더 늦었다간 효과가 없으면 안 되니까.

도준은 조급해하는 하윤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더니 그녀를 침대 위에 내팽개쳤다.

“왜? 내 아이 갖는 게 그렇게 싫어?”

하윤도 순간 욱해졌는지 버럭 소리쳤다.

“애를 낳든 말든 제 자유예요. 아무리 도준 씨라도 제가 모르는 상황에서 임신하게 할 자격 없다고요!”

어제부터 오늘까지 너무나 많은 일이 예상을 빗겨 나갔다.

도준이 가족을 모셔오겠다는 말도, 저도 모르는 사이에 도준과 잠자리를 가진 것도.

더욱 두려운 건 하윤도 완전히 빠져 버렸다는 거다.

물론 알코올의 작용도 있겠지만 눈 앞의 남자를 거절할 수 없다는 게 더욱 컸다.

하윤의 몸과 마음은 이미 도준을 담고 있기에 계기만 있다면 어렵게 쌓아 올린 벽이 모두 무너질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 하윤은 도준한테 화나는 동시에 자기한테 더 화가 났다.

분명 모든 사실을 알아낼 때까지 도준과 거리를 두고 절대 흔들리지 않으려 했건만.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게 분했다.

끝내 참고 있던 눈물이 눈시울을 넘쳐나 창백한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구는 하윤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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