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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가까워지다

권하윤은 순간 귀에서 이명이 들려오는 듯했고 당혹함을 감출 수 없었다.

“비행기요? 어디 가요?”

민도준은 그런 하윤을 소파에서 일으켜 세우더니 손가락으로 창백한 그녀의 얼굴을 문질러 댔다.

“해외로 데려가겠다고 약속했잖아. 기억력이 왜 이렇게 나빠?”

“…….”

도준이 그런 말을 했던 건 맞지만 하윤은 그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해외에 답사하러 간다면 적어도 며칠은 걸릴 텐데. 게다가 도준 씨가 우리 가족을 데려온다고 했으니까…….’

그렇게 되면 언제 다시 귀국할지가 의문이었다.

던과의 약속을 다음주 월요일로 잡았는데 닷새 사이에 돌아오는 건 거의 불가능했고 해원으로 갈 기회를 잃게 된다.

여기까지 생각한 하윤은 억지 미소를 지었다.

“내일 떠나는 건 너무 급한 거 아니에요? 저 아직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했는데 며칠 뒤에 가는 게 어때요?”

“걱정할 거 없어. 오늘 아직 지나지 않았으니까 준비할 시간 많아.”

도준은 하윤에게 더 이상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그녀를 탈의실로 데려갔다.

탈의실의 불빛 아래, 남자의 구릿빛 피부가 셔츠 안에 점점 감추어지자 강렬한 분위기가 덜어지는가 싶었지만 피부가 보일 듯 말 듯 옷 사이로 비집고 나와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때 도준이 고개를 돌리며 하윤을 바라봤다.

“괜찮아?”

하윤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멋져요.”

이 가에의 탈의실 공간은 작지 않았지만 도준의 압도적인 피지컬 때문에 비좁아 보였다.

게다가 옷을 갈아입은 뒤에도 도준은 나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하윤에게 골라준 원피스를 들어 올렸다.

“내가 골라준 거 입어 봐.”

도준의 손이 자기의 넥라인에 닿자 하윤은 깜짝 놀랐다.

“제가 직접 입을게요.”

그 말에 도준은 더 고집을 부리지 않고 오히려 고분고분 옆에 앉았다.

“그래. 직접 해.”

그 뒤로 도준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매혹적인 눈은 여전히 하윤을 빤히 지켜보고 있었다.

마치 사냥감을 공격하려고 준비하는 표범처럼 공격적인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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