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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1화 모든 걸 끝내다 

‘도준 씨인가?’

권하윤은 얼른 눈을 감고 자는 척했다.

병실 바닥에 복도의 불빛이 흘러 들더니 남자가 그 빛을 밟으며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분명 볼 수 없었지만 하윤은 지금 들어온 사람이 바로 민도준이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때문에 계속 온 몸의 힘을 빼고 자는 척했다.

우선 도준의 태도를 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해야 했으니까.

‘도준 씨가 이번 일 때문에 충격을 받았다면 나한테도 기회가 있을 거야. 하지만 만약 충격을 받지 않았다면…….’

“됐어. 자는 척 그만해.”

갑자기 가까워진 목소리에 하윤은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눈을 떴다.

도준은 어느새 침대 옆까지 다가와 두 팔로 침대를 짚은 채 하윤을 바라보고 있었다.

계획이 틀어지자 하윤은 약 2초간 멍하니 있다가 끝내 막 잠에서 깨어난 척 연기했다.

“저, 지금 어디 있죠?”

도준은 하윤을 빤히 바라봤다.

그러고는 하윤이 겁을 먹자 그제야 두 글자를 내뱉었다.

“병원.”

도준은 의자에 앉으면서 병실 안 분을 켜자 눈부신 불빛에 하윤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러다가 불빛에 적응하고 다시 눈을 떴을 때 물을 따르고 있는 도준의 모습이 보였다.

맑은 액체를 유리 잔에 가득 담은 도준은 그것을 하윤에게 건넸다.

“물 마셔.”

하윤은 도준의 마음을 알 수 없어 손을 뻗으려 했지만 도준은 그녀의 손을 피하며 마치 직접 먹여주려는 것처럼 행동했다.

‘왜 아무것도 묻지 않지? 대체 뭐 하려는 거?’

하윤은 도준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도준은 움직이지 않는 하윤을 보더니 그녀의 목덜미를 잡고는 물을 먹였다.

“입 벌려.”

확실히 목이 마른 터라 하윤은 물 한 컵을 단숨에 마셔버렸다.

물을 삼키는 소리는 조용한 공간에서 유난히 뚜렷하게 들렸다.

컵을 다시 테이블 위에 돌려놓은 뒤에야 도준은 자리에 다시 앉아 다리를 꼬고는 무서운 눈빛으로 하윤을 바라봤다.

마치 속을 꿰뚫어볼 것만 같은 날카로운 눈빛에 하윤은 저도 모르게 이불 속의 손을 꽉 그러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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