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55화 냉대하다

연속 사흘 동안 권하윤은 민도준을 보지 못했다.

손목에 그은 상처가 깊지 않아 이제는 점점 아물기 시작했다.

하지만 심장 질환으로 복합적인 문제가 생길까 봐 의사는 매일 하윤을 검사하곤 한다.

그렇게 일요일이 다가오자 하윤은 끝내 참지 못했다.

하루 뒤면 월요일, 바로 던과 약속을 잡은 날이니까.

며칠 동안 하윤은 마치 유배당한 사람처럼 매일 의사, 간호사를 만나는 외에 가끔 디저트 배달을 하러 온 로건을 만나는 게 다였다.

하윤은 도준에게 전화하려 했지만 매번 전화는 연결이 되지 않았다.

몇 번이고 보낸 문자 메시지도 모두 그래도 묻히고 말았다.

이에 하윤은 도준과 이미 헤어진 사이인가 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아니야. 도준 씨는 그냥 나를 떠나지 못하게 병원에 가둬 둔 것뿐이야.’

하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간호사 한 분이 병실로 들어왔다.

“퇴원 수속 끝났습니다. 차 준비해 드릴까요?”

……

차에 오르는 순간까지도 하윤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로건이 고개를 돌리며 물어 왔다.

“사모님, 집으로 모실까요?”

하윤은 약 몇 초간 머뭇거리다가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문을 열기 전에 하윤은 도준이 안에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자 거실은 텅텅 비어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자 하윤은 점점 허전해졌다.

집에는 심지어 아주머니도 보이지 않았다.

조용한 공간에 적막이 흘렀다.

하윤은 주위를 맴돌며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면 나 이제 자유인가?’

‘이제 떠나도 되나?’

하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눈앞이 흐릿해졌다.

이 모든 게 너무 갑자기 끝나 버린 탓인지도 모른다. 아무런 전조도 없이, 작별도 없이 심지어는…….

오해했다는 사과의 말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래, 이 원인일 거야. 그래서 이렇게 슬픈 걸 거야.’

하윤은 생각을 정리하고는 다시 도준의 번호를 눌르고는 길게 이어지는 대기 소리를 들었다.

……

“웅…… 웅…….”

테이블 위에서 울리는 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