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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1화 남자를 주다 

권하윤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케빈 씨는…….”

민시영은 덤덤하게 웃었다.

“윤이 씨 무슨 뜻으로 그런 말 하는지 알겠는데 저 이래 봬도 재벌가 아가씨예요. 제 짝이 경호원일 리는 없어요.”

하윤은 일순 침묵했다.

시영이 너무 깨어 있었으니까. 깨어 있다 못해 심지어는 매정하기까지 했다.

이에 하윤은 잠깐의 침묵을 깨고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그 상대가 송민우 씨인가요?”

“적어도 지금은요. 저 다른 사람이 저를 어떻게 보든 상관 안 해요. 하지만 남편이 있다면 유언비어 정도는 막을 수 있잖아요.”

시영은 하윤을 향해 눈을 깜빡였다.

“그러다가 나중에 저희가 잉꼬부부처럼 행동하면 사람들은 아마 제가 매력 있는 사람이라고 할 걸요. 그런 일을 겪었으면서 이렇게 잘난 사람을 남편으로 맞이했다고.”

하윤도 따라 웃었지만 걱정하는 마음은 덜어낼 수 없었다.

“그렇다면 송 대표님은 두 사람 사귀는 거 알아요?”

“알죠. 송 대표님의 가방끈이 짧다고 하지만 어리석은 분은 아니에요. 오히려 우리가 빨리 결혼하여 손주를 안겨주길 바라거든요.”

시영은 한참 동안 말하다가 하윤을 바라보며 간곡히 부탁했다.

“윤이 씨, 혹시 저 좀 도와줄 수 있어요?”

시영은 화장실 밖을 한번 둘러보더니 말을 이었다.

“저랑 송민우 씨가 사귀게 되면 케빈은 앞으로 제 곁에 두기가 불편해져요. 저도 과거와 엮인 사람을 새로운 삶에 데려오고 싶지 않고요. 그래서 그러는데, 윤이 씨가 케빈을 받아줄 수 있나요?”

“네?”

하윤은 순간 멍해졌다.

“제가요? 그건 안 되지 않나요? 아무리 그래도 케빈 씨는 사람인데 어떻게 주고받을 수 있나요? 게다가 시영 언니가 데리고 있기 싫다면 자르면 그래도 본인 일 할 수 있지 않겠어요?”

“케빈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없어요!”

갑자기 높아진 톤에 하윤은 깜짝 놀랐다.

“시영 언니, 왜 그래요?”

시영은 그제야 자기가 흥분했다는 걸 인지하고 다시 미소 지었다.

“아니에요.”

이윽고 이내 화제를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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