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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하윤의 체면을 봐주다 

송 대표는 얼른 품에서 펜을 꺼내더니 또 서연이 가로채기라도 할가 봐 빙글 돌아 직접 민도준에게 건네주었다.

“펜 여기 있습니다.”

도준은 펜을 받아 들자마자 서류에‘슥슥’ 사인했다.

그 모습을 본 송 대표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그대로 기절할 뻔했다. 하지만 이내 흥분을 가라앉히고 서류를 받아 들고는 감사 인사를 했다.

“이시윤 씨, 민 사장님, 감사합니다.”

하윤은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멍해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제지하려 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아니…… 왜 보지도 않고 사인해요?”

도준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

“그러니까 열심히 보라고 했잖아. 본인이 안 봤으면서 내 탓처럼 말하네?”

하윤은 말문이 막혀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괜히 화를 내서 성깔을 부린 걸 후회하는 동시에 도준이 밑지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이 해프닝 덕에 송 대표는 하윤을 신처럼 떠받들며 보살처럼 생겼다는 둥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라는 둥 칭찬을 늘어놓았다.

게다가 하윤의 관상까지 분석하며 복이 가득하고 장수할 팔자라는 칭찬까지 해댔다.

심지어 송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조차 하윤을 마스코트인 것처럼 받들며 서연은 아예 병풍 취급을 해버렸다.

이게 달갑지 않았는지 서연은 이내 눈알을 굴리더니 테이블 위에서 찻주전자를 들어 제멋에 차를 따르기 시작했다.

“민 사장님, 오래 말씀하셔서 목 마르실 텐데 물 차 좀 드세요.”

심지어 차를 따르기 전에 일부러 소매를 걷어 올리고 가는 팔을 드러내더니 몸을 한껏 숙인 채로 도준에게 차를 건네며 눈빛을 보냈다.

도준은 서연이 따라준 차를 받아 들더니 손가락으로 찻잔을 빙 돌리더니 입꼬리를 씩 올렸다.

“차 따르는 거 좋아하나 봐?”

서연은 도준의 눈빛에 얼굴을 붉히더니 부끄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다면 자리에 앉을 필요도 없겠네.”

도준은 웨이터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을 이었다.

“여기 의자 빼고 손에 들고 있는 쟁반과 걸레 이 여자한테 넘겨요.”

서연의 얼굴은 일순 새하얗게 질렸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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