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By:  리치 사랑Updated just now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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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혜는 어머니와 내기를 했다. 서진우가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 두 사람의 사랑을 허락한다는 조건이었다. 서진우가 온순하고 굳센 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가난한 여대생으로 위장해 그에게 접근했다. 그러나 서진우는 첫사랑을 품에 안고 그녀를 비웃었다. “너처럼 속물에 찌든 거지가 어떻게 서아랑 비교가 되겠어?” 그녀는 비참하게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가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았다. 시간이 흘러 안다혜는 값비싼 명품 옷을 입고 엄청난 권력자인 금욕적인 불자의 손을 잡고 화려하게 서진우 앞에 나타났다. 그때서야 서진우는 후회했다. 곧 그는 트위터에 공개적으로 고백했다. [예전에는 내가 씩씩하고 독특한 여자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다혜야. 너를 만나고 나서야 사랑은 예외라는 것을 알았어.] 그날 밤, 얼굴을 드러내지 않던 윤씨 가문의 도련님이 오랫동안 간직해 온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 소녀는 자유분방하고 생기발랄했다. 그는 안다혜의 손을 잡고 정식으로 발표했다. “윤 여사, 예외는 없어. 넌 내가 늘 그리워하고 오랫동안 꿈꿔온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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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서진우가 첫사랑을 생일 파티에 데려왔을 때 안다혜는 자신이 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구석에서 그녀는 어머니가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다혜야, 네가 졌어.][3년이 지났는데도 서진우는 널 사랑하지 않으니 이젠 약속대로 돌아와서 네 할 일 해야지.]안다혜의 시선은 저 멀리 서진우가 껴안고 있는 여자에게로 향했다.서진우의 첫사랑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여자는 순수하고 온화하고 조용해 보였다. 싸구려 옷을 입고 있었지만 눈에 띄었다.‘서진우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이런 거였구나.’안다혜의 입안에 씁쓸한 맛이 감돌았다.문득 4년 전, 명문가 집안의 아가씨가 서진우에게 고백했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 남자는 담뱃재를 털며 차가운 눈빛으로 장난스럽게 말했다.“미안하지만, 아가씨. 난 얌전하고 평범한 여자가 좋아.”그때부터 그녀는 서진우를 2년 동안 짝사랑했다.하지만 어머니는 둘이 사귀는 걸 반대했다. 집안끼리 사업 문제도 있었고 어머니는 사랑 같은 건 믿지 않았다. 게다가 서진우는 바람둥이라 어머니 보기에는 적합한 상대가 아니었다.그래서 그의 이상형 이야기를 듣고 그녀는 어머니와 내기를 했다.서진우가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 그와 사귈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말이다. 어머니는 승낙했다.서진우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녀는 하룻밤 사이에 안씨 가문의 베일에 싸인 아가씨에서 가난하고 얌전한 여자로 변신했다.그때부터 그녀는 서진우의 곁을 맴돌았다. 어느 날 서진우는 술에 취해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른하면서도 흥미롭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나 좋아해?”“나랑 사귀어 볼래?”서진우와 3년 동안 사귀면서 안다혜는 열정과 용기를 다 써버렸다.서진우를 위해 요리도 배우고 아플 땐 밤낮으로 간호했다. 다들 안다혜가 서진우한테 푹 빠졌다고 했다.서진우도 바람둥이 짓을 그만둔 듯 그녀를 아껴주었다.몇 번이고 웃으며 그녀를 아내라고 부르며 먹여 살리겠다고 말했지만 안다혜는 거절했다.그녀는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생일날 모든 것을 털어놓기로 마음먹었다.그런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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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서진우가 첫사랑을 생일 파티에 데려왔을 때 안다혜는 자신이 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구석에서 그녀는 어머니가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다혜야, 네가 졌어.][3년이 지났는데도 서진우는 널 사랑하지 않으니 이젠 약속대로 돌아와서 네 할 일 해야지.]안다혜의 시선은 저 멀리 서진우가 껴안고 있는 여자에게로 향했다.서진우의 첫사랑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여자는 순수하고 온화하고 조용해 보였다. 싸구려 옷을 입고 있었지만 눈에 띄었다.‘서진우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이런 거였구나.’안다혜의 입안에 씁쓸한 맛이 감돌았다.문득 4년 전, 명문가 집안의 아가씨가 서진우에게 고백했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 남자는 담뱃재를 털며 차가운 눈빛으로 장난스럽게 말했다.“미안하지만, 아가씨. 난 얌전하고 평범한 여자가 좋아.”그때부터 그녀는 서진우를 2년 동안 짝사랑했다.하지만 어머니는 둘이 사귀는 걸 반대했다. 집안끼리 사업 문제도 있었고 어머니는 사랑 같은 건 믿지 않았다. 게다가 서진우는 바람둥이라 어머니 보기에는 적합한 상대가 아니었다.그래서 그의 이상형 이야기를 듣고 그녀는 어머니와 내기를 했다.서진우가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 그와 사귈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말이다. 어머니는 승낙했다.서진우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녀는 하룻밤 사이에 안씨 가문의 베일에 싸인 아가씨에서 가난하고 얌전한 여자로 변신했다.그때부터 그녀는 서진우의 곁을 맴돌았다. 어느 날 서진우는 술에 취해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른하면서도 흥미롭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나 좋아해?”“나랑 사귀어 볼래?”서진우와 3년 동안 사귀면서 안다혜는 열정과 용기를 다 써버렸다.서진우를 위해 요리도 배우고 아플 땐 밤낮으로 간호했다. 다들 안다혜가 서진우한테 푹 빠졌다고 했다.서진우도 바람둥이 짓을 그만둔 듯 그녀를 아껴주었다.몇 번이고 웃으며 그녀를 아내라고 부르며 먹여 살리겠다고 말했지만 안다혜는 거절했다.그녀는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생일날 모든 것을 털어놓기로 마음먹었다.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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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안다혜는 허성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원래 서진우 때문에 허성에서 대학을 다녔는데 이젠 졸업한 데다가 서진우에게 다른 사람이 생겼기 때문이다.이제 이 도시에 남을 이유가 없었다.그녀는 바로 비행기 표를 예매하고 민성으로 돌아갔다.공항에는 민초연이 마중 나와 있었다.“이번에 오면 안 갈 거지?”“안가.”예전에 안다혜는 서진우를 따라다니느라 민성에 오래 머물지 못했고 민초연과 같이 있을 시간도 별로 없었다.그런데 이젠 내기에서 졌으니 떠날 이유도 없었다.민초연은 그녀와 서진우의 이야기를 듣고 씁쓸해했지만 웃으며 그녀의 팔짱을 꼈다.“액땜했다 치자. 너를 위해 환영 파티를 열어 줄게.”안다혜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민초연은 그녀를 민성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클럽으로 데려가 최고급 술을 주문하고 싱글 파티를 열어 주었다.술 한 잔에 안다혜의 마음속 울적함이 반쯤 날아갔다.“서진우랑 헤어져서 정말 다행이야.”민초연은 농담했다.“너 그때 서진우 때문에 얌전하고 여린 척하고, 술도 끊고 스포츠카도 안 몰고 매일 도서관에 처박혀 있었잖아. 나 진짜 놀랐다니까.”서진우가 좋아하는 스타일과는 정반대였다. 안씨 가문은 민성에서 최고의 재벌가였고 예전의 안다혜는 원래 시끌벅적한 것을 좋아하고 자동차 경주와 승마, 등산과 번지점프를 즐겼다.열정적이고 밝은, 사랑 같은 감정은 하찮게 여기던 소녀였다.다만 서진우를 위해 안다혜는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조용하고 말 잘 듣는 얌전한 여자로 변신했다.“아마 그땐 내가 정신이 나갔었나 봐.”과거를 떠올리며 안다혜는 나른한 표정으로 무심하게 말했다.그녀는 언제나 아름다웠다.다만 예전에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부자연스러웠다.하지만 지금 이 모습은 옆에서 술을 따르는 남자까지 얼굴을 붉히게 만들었다.민초연은 웃으며 물었다.“다혜야, 서진우랑 헤어졌으니 진짜 안씨 가문으로 돌아가서 재산을 물려받을 거야?”“내기에서 졌으니까 물려받아야지.”안다혜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고 담담하게 대답했다.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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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민초연은 사촌 오빠를 어려워해서 얌전히 차에 탄 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차 안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안다혜는 윤해준 손목의 염주를 보고 왠지 익숙하다고 느꼈다.하지만 술에 취해 머리가 멍하니 그저 윤해준을 처음 만났을 때의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몇 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멋있었다.민초연의 집이 더 가까워서 윤해준은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고 나서 안다혜를 호텔로 데려다주려고 했다.차 안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이때 남자가 갑자기 무심하게 물었다.“민성에 머물 거야?”“네.”안다혜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와 윤해준은 친하지 않았기에 그가 질문한 후 다시 정적이 흘렀다.차 안 에어컨은 세게 틀어져 있었고 안다혜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남자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렸다.“다혜야, 일어나.”안다혜는 눈을 뜨고 남자의 깊은 눈과 마주쳤다.시선이 교차하는 순간, 그녀는 잠시 멍해졌다.“윤해준?”목소리가 나른했다.차 문이 열리고 남자가 상체를 차 안으로 숙였다. 아름다운 얼굴이 코앞에 있었다.눈을 내리깐 그의 눈빛은 차갑고 맑았고 몸에서는 시원하고 좋은 삼나무 향기가 났다.그녀가 어렸을 때 반했던 모습이랑 똑같았다.안다혜는 웃었다.“진짜 잘생겼네요.”술기운이 올라오자 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손을 뻗어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나랑 잘래요?”그녀는 나른한 목소리로 말끝을 늘였다. 유혹하는 듯한 말투였다.윤해준은 잠시 놀란 듯 멈칫하다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주며 차분하게 말했다.“술 많이 마셨구나.”안다혜는 간지러웠지만 그를 놓지 않았다.“아니요.”그녀는 술에 잔뜩 취해 서진우와 함께했던 시간과 안씨 가문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가장 반항적이고 가장 튀는 존재였다.하지만 서진우 때문에 얌전한 척했고 그 내기 때문에 결국 안씨 가문에 갇히게 될 것이었다.이것이 아마 그녀의 마지막 일탈일 것이다.“윤해준, 나랑 잘래요?”그녀는 윤해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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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이 사람은 어떻게 나와 서진우의 관계를 알았을까?’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안다혜는 그저 웃으며 말했다.“아니요. 해준 오빠. 근데 오빠도 좋았잖아요. 그냥 잊어요.”그녀는 눈을 깜빡였지만 속으로는 불안했다.윤해준은 너무 특별했다.그는 뛰어난 재능과 능력을 가진 젊은 인재였고 도도하기로 유명해서 마치 하늘 높이 뜬 차가운 달과 같았다.‘내가 미쳤지.’안다혜는 속으로 욕했다.윤해준은 담뱃재를 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만, 그의 눈빛은 어두워지더니 차갑게 말했다.“마음대로.”안다혜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옷을 다 입은 안다혜는 그제야 호텔을 나와 택시를 타고 안 씨 저택으로 돌아갔다.그녀가 택시에 타자마자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심서아가 그녀의 모습을 보고 멈칫했다. 그러고는 입술을 깨물며 서진우의 옷깃을 잡아당겼다.“진우야, 나 방금 안다혜 씨를 본 것 같아.”“다혜를? 걔가 여긴 왜 있어?”서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이 호텔은 5성급 호텔이었다. 가난한 안다혜가 여기에 올 리가 없었다.“아마 너를 못 잊어서 그런 거 아닐까? 네가 그 윤 대표님을 만나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기다린 거겠지...”“신경 쓰지 마.”서진우는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눈치 없는 여자를 싫어했다.그의 생일 파티에서 소란을 피운 것도 모자라 이제는 스토커처럼 따라다니기까지 하다니. 솔직히 그만하면 안다혜에게 잘해 줬다. 그렇지 않았다면 안다혜 같은 여자는 평생 그와 같은 남자와 연애할 수 없었을 것이다.할아버지가 당부한 일을 떠올리며 서진우는 인상을 쓴 채 말했다.“풍산의 대표님이나 만나러 가자. 할아버지께서 윤씨 가문의 이번 프로젝트는 무슨 일이 있어도 따내야 한다고 하셨어.”서씨 가문은 2년 동안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그러니 풍산 그룹과 손을 잡으면 서씨 가문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었다.그러나 서진우는 허탕을 쳤다.그가 도착했을 때, 윤해준은 이미 떠난 후였고 윤해준의 비서조차 만날 수 없었다.“진우야, 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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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안다혜는 차분하게 말했다.“걱정 마세요. 전 진우랑 끝냈어요. 앞으로 제가 안씨 가문을 이끌어 가려면 결혼 생활이 안정적이어야 하니까 제가 싫어하지 않는 사람으로 고를게요.”김미진은 그녀와 서진우의 관계를 반대했다.사랑에 눈이 멀어 판단력이 흐려진 것도 못마땅했고 서씨 가문과 안씨 가문이 경쟁 관계라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비록 서씨 가문은 안씨 가문보다 규모는 작지만 어쨌든 적이었다.사실 김미진은 결혼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았고 안소현만큼 안다혜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김미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안다혜를 잠시 살펴보았다.“좋아.”그녀가 말했다.“네가 직접 고르도록 해. 하지만 약속은 약속이야, 다혜야. 나를 실망시키지 마라.”안다혜는 고개를 끄덕였다.김미진은 바빠서 위층으로 올라갔고 거실에는 안소현이랑 안다혜만 남았다.두 사람은 자매라고 불렸지만 사이는 좋지 않았다.안소현은 김미진이 비싼 값에 사준 팔찌를 만지작거리며 비웃었다.“다혜야, 설마 네가 종혁 오빠보다 좋은 남자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이 바닥에서 네가 서진우 때문에 격 떨어지는 짓을 했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야. 그러니 누가 널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하겠어?”서씨 가문과 안씨 가문은 다른 계층이었다.하지만 민성에서는 안다혜가 다른 남자와 놀아났다는 소문이 쫙 퍼져 있었다.안다혜는 안소현을 흘끗 보았다.사실 그녀는 이 언니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심지어 허종혁이 파혼을 선언했을 때, 그녀는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다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안소현은 그녀에게 늘 악의를 품고 있었다.“허종혁?”안다혜는 눈썹을 치켜뜨고 비웃으며 말했다.“네가 좋아하면 데리고 살아. 그런데 초연이 말로는 걔 딴 데서 여자 많이 만난다던데. 언니, 정기 검진 꼭 받게 해.”“너...”안소현은 그녀의 말에 화가 나서 가슴이 들썩였다.그녀는 자신과 안다혜가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김미진은 안다혜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다정했다. 그것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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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처음으로 그녀는 눈앞의 남자가 잠시 시력을 잃었을 때 자신을 몇 번이고 다독여 주던 그 남자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그때 지진이 일어났을 때, 서진우는 그녀를 구하고 계속해서 그녀를 위로하며 구조를 기다렸다. 그래서 그녀는 그를 오랫동안 좋아했었다.하지만 그녀는 어둠 속에서 자신을 위로해 주던 남자가 이렇게 자기중심적이고 냉정할 줄은 몰랐다.“안다혜 씨, 여자는 자기 자신을 아껴야 해요. 이렇게 매달리는 건 그쪽한테도 좋지 않아요.”심서아는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마치 남자 친구에게 끈질기게 매달리는 전 여자 친구를 보는 듯한 표정이었다.안다혜가 오해를 풀려는 순간, 누군가 매니저에게 귓속말로 무언가를 전했다.매니저의 안색이 변하더니 서진우를 바라보았다.“죄송합니다, 서진우 씨. 사장님께서 서진우 씨의 회원 자격을 취소하셨습니다. 더 이상 저희 레스토랑의 회원이 아니니 나가 주시기 바랍니다.”‘취소?’이 레스토랑은 꽤 유명했고 사장은 신비주의로 베일에 싸여 있었다.서진우는 표정이 굳어졌지만 꾹 참고 물었다.“사장님이 무슨 의도로 이러시는 거죠?”“죄송합니다.”매니저는 정중하게 손짓했다.“사장님의 뜻입니다. 두 분 모두 나가 주셔야겠습니다.”안다혜는 잠시 놀란 듯하더니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며 서진우의 표정을 재미있다는 듯이 바라보았다.서진우는 안다혜를 쏘아보고 이를 악물었지만 결국 소란을 피우지 않고 심서아를 데리고 나갔다.레스토랑을 나선 심서아는 안다혜의 모습을 떠올리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조심스럽게 말했다.“진우야, 방금 그 일은 안다혜 씨가 한 짓일까?”“말도 안 돼.”서진우는 얼굴이 어두워지고 짜증스럽게 말했다.“다혜가 무슨 힘이 있다고?”“이 레스토랑 사장님 엄청 부자라던데. 안다혜 씨가 너한테 원한이 있어서 일부러 사장님한테 접근한 거 아닐까? 안다혜 씨 뭔가 많이 변한 것 같아.”서진우는 오늘 밤 안다혜의 모습을 떠올리며 미간을 찌푸렸다.안다혜는 정말 다른 사람 같았다.분위기까지 강해졌다.“꿈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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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윤해준이 민초연을 언급하자 안다혜는 입가를 씰룩거렸다.그녀가 정말 윤해준과 혼인 신고를 하면 민초연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하지만 윤해준의 얼굴은 정말 매력적이어서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리고 싫어하지 않고 괜찮은 사람과 결혼해야 했기에 윤해준은 최고의 선택이었다.안다혜는 웃으며 눈을 깜빡였다.“해준 오빠, 거절할 이유가 없네요.”“그럼 내일 오전 10시에 구청에서 봐.”윤해준은 그녀를 바라보았다.안다혜는 고개를 끄덕였다.윤해준은 다른 볼일이 있는 듯 돌아서서 가려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의미심장하게 물었다.“서진우는...”“이미 끝났어요.”안다혜는 고개를 숙이고 서진우의 얼굴을 떠올렸다.“걱정 마세요. 저는 다시 만나는 스타일 아니에요.”그제야 남자는 돌아서서 떠났다.안다혜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왠지 모르게 멍한 기분이 들었다.그녀가 윤해준과 혼인 신고를 하게 될 줄이야....안다혜는 김미진에게 결혼 이야기를 미리 하지 않았다.윤해준은 원래 조용하고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렸으며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다. 게다가 두 사람의 결혼은 집안 어른들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사실 그녀와 윤해준의 접점은 그날 밤의 일과 짧았던 짝사랑을 제외하면 대부분 민초연의 사촌 오빠로서 만났을 때였다.다음 날, 두 사람은 혼인 신고를 마치고 구청에서 나왔다.손에 혼인 관계 증명서를 들고 나서야 안다혜는 결혼했다는 실감이 났다.“이제 혼인 신고도 했으니 우리 신혼집으로 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안다혜는 경험이 없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사실 그녀는 윤해준을 잘 몰랐다.윤씨 가문이 엄청난 부자라는 것만 알았지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는지는 몰랐다.하지만 그들 같은 집안은 신혼집을 미리 마련해 놓는 것이 당연했다.우리라는 말에 윤해준의 입가에 미소가 살짝 스쳤다 사라졌다.“당연하지.”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건 신혼집 열쇠고 그리고...”그는 그녀에게 열쇠 꾸러미와 작은 상자를 건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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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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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선물을 돌려 달라고?’안다혜는 서진우의 치졸함에 어이가 없었다.전에는 그냥 좀 별로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쪼잔하고 구두쇠일 줄은 몰랐다.그런 남자와 사귀었다는 것이 창피했다.신혼집으로 돌아온 안다혜는 서진우가 준 선물을 전부 찾아내려고 했다. 그때 윤해준이 돌아왔다.“뭘 찾아?”그는 안다혜를 보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안다혜는 하던 일을 멈추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헤어진 남자 친구가 선물 돌려 달라고 해서 찾고 있어요. 헤어지고 선물 돌려 달라는 남자는 처음 봐요. 진짜 웃겨.”그녀는 분하고 억울해서 아름다운 얼굴에 화가 가득했다.바로 이때 휴대폰에 4천만 원이 입금되었다는 알림이 울렸다.그리고 문자에는 '자발적 증여'라고 적혀 있었다.윤해준은 바닥에 널린 싸구려 선물들을 보고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그 쓰레기는 다 버려.”안다혜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짓자 그가 말했다.“윤 여사, 난 내 마누라가 다른 남자의 물건을 갖고 있는 건 싫어.”곧 그녀는 자신의 한심한 연애사가 이미 소문났다는 것을 깨달았다.윤해준은 아마 그녀가 옛 남자를 못 잊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걱정 마세요.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야죠.”안다혜는 손에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흔들며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리고 전 이미 제일 마음에 드는 게 있어요.”그녀는 정말로 이 다이아몬드 반지가 마음에 들었다.게다가 결혼까지 했으니 그의 아내로서 윤해준을 실망시킬 수 없었다.윤해준은 그 말을 듣고 미소를 지었다.안다혜는 입금된 금액을 보고 머뭇거리며 말했다.“오빠, 이 돈은 돌려드릴게요.”윤해준에게는 그 정도 돈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확실하게 하는 것이 좋았다. “괜찮아.”윤해준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천천히 말했다.“내가 헤어지고 나서 돈 돌려 달라고 할 사람은 아니야. 윤 여사 용돈이라고 생각해.”안다혜는 예전에도 윤해준에게 용돈을 받았었다.그녀는 민초연과 친했으니까.어렸을 때 민초연은 항상 어른들에게 애교를 부리며 귀염을 받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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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안다혜는 민초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옆에 있던 윤해준의 눈에 웃음기가 스쳤다. 안다혜는 친구의 외침에 왠지 모르게 민망했다.특히 남자의 쇄골에 시선이 머물자 귀가 붉어졌다. 섹시했다. 그녀는 헛기침을 하고 물었다.“무슨 일이세요?”“시간이 늦었는데 아직 안 자는 것 같아서.”윤해준은 웃으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물었다.“초연이랑 통화했어?”“네, 그냥 잠깐 수다 떨었어요.”안다혜는 얼버무렸다.윤해준은 그녀의 붉어진 귀를 보더니 불쑥 말했다.“초연이가 널 새언니라고 불러야 하는 거 아냐?”자신이 민초연의 올케가 되었다는 생각에 안다혜는 헛기침을 했다.관계가 꽤나 복잡해졌다.윤해준은 웃으며 몸을 숙여 안다혜의 턱을 잡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안 불러도 괜찮아. 하지만 윤 여사, 이제 자야지...”그가 안다혜에게 다가오자 따뜻한 숨결이 느껴졌고 안다혜는 간지러움을 느꼈다.그녀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곧이어 윤해준의 낮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자기 전에 키스해 줄래?”안다혜는 눈을 깜빡였다.윤해준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녀는 거절할 수 없었다.마치 최면에 걸린 듯, 그녀는 윤해준의 목을 끌어당겨 도발하듯 그의 목젖에 입을 맞췄다.“잘 자요.”안다혜는 헛기침을 하고 태연한 척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윤해준 눈빛 어두워졌다.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잘 자.”윤해준이 나가고 나서야 안다혜는 마음을 놓았다.솔직히 그녀는 윤해준에게 호감이 있었다. 잘생기고 돈 많은 오빠를 싫어할 사람은 없을 테니까.갑작스러운 결혼이었지만 후회하지는 않았다.다만 아직 윤해준을 진짜 남편으로 생각하기는 어려웠다.특히 잠자리에서의 일은 더 그랬다.술김에 분위기에 휩쓸린 것과 부부 관계는 달랐다.침실 문이 닫혔다.곧 민초연의 문자가 폭탄처럼 쏟아졌다.[으아아아! 너랑 우리 오빠 도대체 무슨 일이야?!][사촌 오빠가 너랑 왜 같이 있어? 누가 누굴 꼬신 거야?][난 너를 베프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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