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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신경도 쓰지 않아 

권하윤은 회사로 오기 전 민도준을 만날지 말지 결정을 내리지도 못했다. 도준을 다시 보면 떠나기 싫을까 봐, 이 모든 걸 끝내기 싫을까 봐.

하지만 도준은 벌써부터 하윤이 없는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만약 예전이었다면 도준은 절대 다른 여자가 자기에게 접근해 오는 걸 허락하지 않았을 텐데, 특히 차에 앉게 하는 건 더더욱 불가능 했을 텐데.

‘이렇게 받아들였다는 건 이제 도준 씨의 마음 속에 네가 없다는 뜻일지도.’

‘하긴, 남자들이란 원래 새것을 좋아하고 낡은 건 싫어하니까. 나만 바보처럼 오해한 것 때문에 속상해한 거였네.’

하윤은 넋이 나가 몸을 숨기는 것조차 잊은 바람에 가냘픈 실루엣이 그대로 시영의 시선에 드러나고 말았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시영은 백미러에 비친 하윤을 보자 놀란 듯 입을 열었다.

“오빠, 저 사람 형수 아니야?”

뒷좌석에 앉은 서연은 형수라는 두 글자에 놀라 시영의 시선을 따라 뒤돌아봤다. 이윽고 하윤을 보자마자 도준이 자기를 내쫓을까 봐 다시 도준에게 눈길을 돌렸다.

하지만 의외로 차를 세우려는 의도가 없어 보이는 도준을 보자 서연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보아하니 민 사장님과 사모님의 관계가 소문처럼 좋은 건 아닌가 보네.’

시영은 도준이 하윤을 무시하는 걸 보자 두 사람 사이에 모순이 있다는 걸 바로 알아채고는 낮은 한숨을 쉬었다.

“윤이 씨 몸도 안 좋은데 저러다 길에서 쓰러져 다른 사람이 주어 가기라도 하면 큰일인데.”

이 시각 백미러에 비친 하윤의 실루엣은 작다 못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작은 실루엣은 점점 점으로 변해 시선속에서 멀어졌다.

마침 퇴근 시간이라 주위에는 차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 길가에서 하윤은 마치 넋이라도 잃어버린 것처럼 멍하니 걸어갔다.

왜 여기까지 왔는지 와서 이런 장면을 봐야 하는지 스스로 화가 나고 서러웠다.

‘요즘 나 피해 다니는 걸 보면 답이 안 나오나?’

‘아니다. 우리 사이에 걸림돌이 너무 많아. 차라리 더 이상 얽히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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