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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마음이 식다 

솔직하게 말한 뒤 권하윤은 민도준을 빤히 바라보며 그의 반응을 기다렸다.

하윤은 도준이 자기와 던이 만난 걸 알았으니 자기의 계획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속여서 의심을 사기 보다는 솔직히 말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아니나 다를까 하윤의 말을 들은 도준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걸 인지하는 순간 하윤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도준이 자기를 가둬 두지 않아도 여전히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에 숨이 막혔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기에 하윤은 태도를 누그러뜨렸다.

“저 일부러 속이려던 게 아니에요. 제가 공태준과 만나는 걸 도준 씨가 싫어하니까 던 씨한테 도움을 청한 것뿐이에요.”

도준은 천천히 입꼬리를 올리며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나를 위해서 그렇게 선택했다? 음, 확실히 전보다는 나아졌네. 전에는 도망칠 생각만 하더니 이제는 내 마음도 생각해줄 줄 알고. 이건 뭐 칭찬이라도 해줘야 하나?”

하윤은 도준의 비아냥거리는 말투를 참지 못하고 눈을 들어 그를 바라봤다.

“도준 씨가 제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고 있는데 제가 도망칠 수나 있겠어요?”

약한 모습을 드러낸 채 동정을 유발하던 하윤의 눈에는 원망도 섞여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새장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새 같았다.

그저 새장 안에 갇혀 있기 싫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 전에 이 새장이 자기를 위해 얼마나 많은 비바람을 막아줬는지 잊은 그런 새 말이다.

하윤도 말을 내뱉고 난 뒤 자기의 말이 도준을 이용할 대로 이용하고 버리겠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다는 걸 알아챘다.

하지만 자기가 마치 범인처럼 갇혀 감시를 당한다는 생각만 하면 평정심을 되찾기 어려웠다.

도준은 울렁거리는 가슴을 짓누르는 하윤을 보더니 정서를 알 수 없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억울해? 나를 이젠 견딜 수 없어서 자살로 피하려 한 거야?”

하윤은 울컥했는지 ‘네’라고 대답하고는 도준을 노려봤다.

“도준 씨랑 있는 매일이 숨막혀요. 죽은 거랑 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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