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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한 번 믿어봐 

“그래.”

민도준은 별로 고민하지도 않고 동의했다.

모든 게 자기 뜻대로 되자 권하윤은 실감이 나지 않아 무의식적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목적을 달성하자 바로 나긋나긋해진 말투에 병실 안 분위기는 조금 풀어졌다.

도준은 의자 등받이에 기댄 채 말을 이었다.

“계속해 봐. 또 뭘 원해? 한꺼번에 말해.”

‘말하라고?’

‘해원으로 가고 싶다는 걸 말해도 되나?’

‘그럼 던 씨와 했던 약속은 말해야 하나?’

하윤이 고민에 잠겨 있을 때 도준이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만약 지금 말하지 않으면 앞으로 다시 찾아왔을 때 이렇게 쉽게 동의하지 않을 거야.”

그 말에 하윤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다가 한참 뒤에 끝내 말을 꺼냈다.

“저 해원으로 돌아가 아버지의 사건을 조사해보고 싶어요. 적어도 억울함은 풀어주고 싶어요.”

남자의 눈은 순간 어두워졌다.

“내가 사람을 찾아 조사하는 거 도와주겠다고 했잖아. 꼭 혼자 가야겠어?”

“네, 꼭 가야 돼요.”

하윤이 알고 있는 아버지에 관한 일은 거의 대부분 다른 사람의 입에서 들은 거다. 그러다 보니 자꾸만 멋대로 추측하게 되고 자기가 ㅏㄹ고 있는 게 아무리 많더라도 진실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했다.

더욱이 민도준이든 공태준이든 두 사람의 목적성이 너무 강해 하윤은 그 누구도 완전히 믿을 수는 없었다.

때문에 이번 기회에 직접 알아보고 싶었다.

그 답이 어떻든 하윤은 진실을 찾고 싶었으니까.

도준은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있던 금속 라이터 뚜껑을 튕겼다.

“그 다음은?”

하윤은 순간 멈칫했다.

“그 다음이라니요?”

“답을 찾아내면 그 뒤에 뭘 하려고?”

‘만약 아버지의 죽음이 도준 씨와 관련이 있다면 어떻게 하지?’

이 질문은 너무 잔인해 그런 가능성을 조금만 생각해도 무너질 수 있다.

하윤은 이 일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상상이 가지 않았다.

매번 이런 생각만 떠오르면 하윤은 일이 이 지경까지는 아닐 거라고 자기 암시를 했었다.

그러지 않으면 자기를 꽁꽁 싸맨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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