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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화 잃다 

욕실 문은 잠겨 있었다.

권하윤이 예전에 갖고 싶다고 했던 디자인의 문을 보자 민도준은 다시 짜증을 가라앉혔다.

“가서 열쇠 가져와요.”

아주머니는 도준의 매서운 눈매에 놀라 약 2초간 멈칫하더니 그제야 중얼거렸다.

“열쇠…….”

“참, 열쇠가 있었죠. 제가 바로 가져 올게요.”

아주머니는 다급히 열쇠를 찾으러 갔지만 조급한 마음이 들자 열쇠는 좀처럼 보이지 않아 식은땀마저 나기 시작했다.

“분명 여기 뒀었는데. 왜 없어졌지?”

그 시각 욕실 문 밖에 서 있던 도준은 인내심이 한계에 달해 아예 발로 문을 걷어찼다.

문이 열리자 하윤은 어제 넘어진 척 연기하던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하지만 어데와 다른 건 팔 전체가 욕실 물에 잠겨 있는 데다 손목에서 나오는 피가 점점 퍼져 욕조를 붉게 물들였다.

……

“띠띠…….”

귀청 찢어지는 듯한 차 경적 소리가 아침의 구름을 가로질렀고 햇님이 그 사이를 비집고 얼굴을 내밀었다.

그 시각 조수석에 움츠리고 있는 하윤의 얼굴을 확인하는 도준의 표정은 무섭기 그지없었다.

그 길로 도착한 곳은 민씨 가문 개인 병원이었다.

일찌감치 소식을 들은 의사와 간호사가 이미 문 앞에 마중 나와 있었다.

이윽고 하윤은 빠른 속도로 침대에 눕혀진 채 병원 안으로 실려 들어갔다.

의료진들의 발걸음은 다급하기 그지없었다. 그도 그럴 게, 시간을 지체했다가 등 뒤에서 따라오는 저승사자 같은 남자에게 끝장이라도 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윤이 응급실로 들어가자마자 도준은 담배를 꺼내려 하다가 이 곳이 병원이라는 걸 알아차리고 이내 포기했다.

하지만 마음 속에서 점점 커져가는 조급함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다. 특히 몸에 묻어 있는 혈흔을 본 순간 그런 조급함은 더해졌다.

아까 봤던 장면을 떠올리자 목덜미의 핏줄이 마치 살을 뚫고 나오기라도 하듯 부풀어 올랐다.

사실 따지고 보면 도준이 지금껏 피를 본 적은 수없이 많다. 남자, 여자, 노인, 어린이 할 것없이, 심지어는 자기 것도 남의 것도, 가족 것도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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