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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9화 절대 떠나지 않아 

말이 떨어지자마자 민도준의 얼굴에 드리웠던 마지막 온정마저 사라졌다.

“여기 있고 싶은 거야? 아니면 여기 있으면 도망치기 쉬워서 그러는 거야?”

하윤은 이를 악물며 끝까지 잡아뗐다.

“무슨 근거로 제가 도망친다고 하는데요? 저를 사랑한다면서 왜 믿어주지 않는 거예요?”

“믿어 달라고?”

도쥰은 피식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에 비아냥이 섞여 있었다.

도준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억지를 부리는 하윤을 빤히 바라보더니 천천히 그녀와 거리를 벌렸다. 하지만 그 순간 도준의 눈에는 더 이상 빛이 보이지 않았다.

그 분위기는 마치 비가 내리기 전처럼 위험했다.

이윽고 도준은 하윤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입을 열었다.

“그래. 신뢰라는 말이 나와서 말인데, 내가 묻는 말에 대답해 봐. 던과 만난 건 왜 나한테 얘기하지 않았어? 그러면서 셔츠를 산 척 나한테 사이즈를 물어봐? 내가 그렇게 쉽게 속을 것 같았어? 신뢰를 운운할 때는 언제고 하윤 씨는 왜 그 모양인데?”

도준이 말하는 동안 하윤의 낯빛은 계속 변했다. 하윤은 도준이 자기의 행적을 그 정도로 꿰뚫고 있는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에 화가 나고 부끄러워 하윤은 버럭 소리쳤다.

“설마 저한테 미행 붙였어요? 저에 대한 존중이 있기는 해요? 그렇게 하는 게 저를 죄수 취급하는 거랑 뭐가 달라요?”

“내가 하윤 씨를 죄수 취급하면 하윤 씨가 그런 잔꾀를 부릴 기회가 있었을 것 같아?”

일이 이 지경에 이르자 하윤은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억지를 부렸다.

“저는 어디도 안 갈 거니까 그렇게 알아요!”

하지만 도준은 하윤의 협박에 영향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피식 웃더니 혀로 볼을 꾹 밀었다.

“정말 내가 혼자 가도 되겠어? 그 곳에 누가 있는지 잊은 거야?”

‘그 곳…….’

‘그 곳에는 우리 가족이 있는데. 도준 씨가 억지로 우리 가족을 데려오면…….’

자기의 목숨줄이 도준의 손에 잡혀 있다는 걸 인지한 순간 하윤은 분하고 억울했다.

‘왜 나한테는 아무것도 허락되지 않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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