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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2화 부인으로서 해야 할 일 

권하윤은 던이 이렇게까지 물러서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가 자기 소원을 들어주는 데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없었기에 중도에 번복하더라도 뭐라 할 수는 없었다.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기로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요.”

던은 하윤이 흔쾌히 승낙하는 걸 보자 약간 의외라는 듯 반응했다.

“제가 알기론 시윤 씨 남편은 경성을 쥐락펴락하는 인물인데 혹시 들킬까 봐 겁나지 않아요?”

민도준을 떠올리자 하윤은 가슴이 욱씬거려 미소마저 옅어졌다.

“이건 제 일이에요.”

이윽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말을 이었다.

“그러면 얘기가 된 걸로 알고 있을게요. 다음 주에 봐요.”

돌아가는 길에 하윤은 차창에 기대 한참 동안 멍 때렸다.

비록 방금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지만 다시 도준한테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할수록 겁이 났다.

하지만 도망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빌어도 보고 설득도 해 봤지만 도준은 그녀를 놓아주려 하지 않으니까.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의심과 광기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 이렇게 가다간 미쳐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괴로웠다.

하윤은 고개를 흔들어 쓸데없는 생각을 뿌리쳤다.

‘아니야. 지금은 어떻게 경성을 떠나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해…….’

“웅.”

한창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데 갑자기 가방에서 진동 소리가 들리자 하윤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액정에 뜬 발신자를 보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

도준이었다.

도준이 이런 시간에 전화 왔다는 건 하윤이 집에 없는 걸 알아챈 게 틀림없다.

‘내가 던 씨랑 만난 건 절대 들키면 안 돼.’

하윤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앞에 있는 쇼핑몰을 가리키며 기사를 재촉했다.

“저 앞에 세워주세요.”

이윽고 차에서 내린 뒤 가장 빠른 속도로 쇼핑몰의 남성 옷 매장으로 향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직원이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고객님, 무엇을 찾으세요?”

“셔츠요. 제가 직접 둘러 볼게요.”

직원이 떠나자 하윤은 도준에게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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