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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바빠도 짬은 낼 수 있어 

분위기는 더 이상 아까처럼 긴장감이 맴돌지 않아 하윤은 팅팅 부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도준 씨 잘못 맞잖아요. 제가 사실대로 말했는데도 믿어주지 않고.”

“믿으라고?”

도준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공태준 따라 간 게 누구였더라? 게다가 같이 식사도 하고 왔으면서.”

하윤은 말문이 막혔다.

도준의 말이 맞다. 태준을 아무리 우연히 만났다고 할지라도 그를 따라가기로 한 건 하윤이 선택한 거니까 따지고 보면 크게 다리지는 않았다.

하윤이 넋을 잃고 있을 때 도준이 그녀의 이마를 튕겼다.

“자, 그러면 두 사람이 뭘 말했는지 얘기해 봐. 뭘 말했길래 그렇게 넋을 놓고 집에 사람이 있는 것도 몰랐어?”

하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가 그동안 태준을 오해했던 것 같다고, 태준이 그동안 자기가 괴롭힘을 당했을 때 가만히 있었던 건 도와주지 않은 게 아니라 도와주지 못한 거였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하윤이 머뭇거릴 때 도준은 그녀의 속내를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말했다.

“미리 경고하는데, 나 지금 많이 참으면서 말하는 거야. 그러니까 꿍꿍이 부릴 생각 하지 마. 안 그러면 다른 방법으로 대화할 테니까.”

하윤은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푹 숙였다.

“저도 사실 공태준 따라가서 밥 먹으려는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제 아버지가 고소를 당한 게 공씨 가문과 상관 있는 건지 알고 싶어서 따라 갔어요. 공태준 말로는 그때 공씨 개인 저택에 공태준 혼자만 있었던 게 아닐라 공천하도 있었대요. 그러니까 이 일은 공천하 짓인 것 같아요.”

하윤은 고개를 들지 않았기에 도준이 지금 어떤 눈빛으로 자기를 보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 눈빛은 날카롭다 못해 조금만 스쳐도 살이 베일 것만 같았다.

하윤은 말을 마친 뒤 도준의 반응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자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가 마침 그의 무서운 눈빛을 봐 버렸다.

“왜 그렇게 봐요?”

하윤이 오싹해 몸을 움찔할 때 도준은 갑자기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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