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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미워하지 말았어야 했어

권하윤의 질문에 공태준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한참이 지난 뒤에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일은 저도 말하기 곤란해요.”

곧 중요한 단서를 알아낼 수 있었는데 태준이 다시 입을 다물자 하윤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의자가 바닥을 스치는 소리가 귀에 거슬려 음식점 안에 있던 다른 손님들마저 하윤을 바라봤다.

태준은 고개를 들어 하윤을 바라볼 뿐 막지 않았다.

하지만 하윤은 몇 초간 망설이더니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이 순간 화가 난다고 박차고 나갈 수는 없었으니까.

깊은 숨을 들이쉬며 냉정을 되찾은 뒤에야 하윤은 다시 입을 열었다.

“나를 괴롭히려고 했던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 당신 아버지 공천하였다? 내 아버지가 학생들의 고발을 당한 것도 당신 아버지가 한 짓이고?”

태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하윤의 잔에 물을 따라주었다.

그 모습에 하윤은 미간을 팍 구겼다.

“대답하지 않고 물은 왜 따르는 거야?”

“윤이 씨가 답을 듣고 화를 낼까 봐 먼저 물부터 마시고 마음 가라앉히라고요.”

하윤은 태준의 말에 대꾸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말하기 곤란하다는 건가?”

“아니요. 제 대답을 믿지 않을까 봐요.”

태준은 하윤을 바라봤다.

그 순간 하윤은 태준의 입에서 나올 이름이 무엇인지 짐작이 가 웃음이 났다.

“지금 민도준을 말하려는 거야?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겠네.”

하윤은 가방을 쥐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하지만 태준이 갑자기 그녀를 불러세웠다.

“은우가 윤이 씨 풀어줬던 일 알고 있었어요.”

몇 걸음 걸어 나가던 뒷모습이 멈칫하더니 뻣뻣하게 고개를 돌리며 놀란 듯 물었다.

“뭐라고?”

……

돌아가는 길에 하윤은 마치 구름 위를 밟고 있는 것처럼 현실감이 없었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주위의 모든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귓가에는 여전히 태준이 말한 몇 마디가 맴돌았다.

“그날 제가 밖에서 돌아왔을 대 윤이 씨가 웬 차에 올라탄 걸 봤어요. 하지만 저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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