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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달콤한 고통

식탁 건너편에 앉은 권하윤은 공태준의 느릿느릿한 어조에 짜증이 치밀어 애써 욕지거리를 삼켰다.

하지만 한참 동안 듣고 나서야 태준이 하윤의 입맛대로 물어보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짜증을 내지 못해 쌓인 화가 가슴을 누르자 하윤은 단숨에 물 반컵을 마시며 기분을 가라앉혔다.

그때 태준은 마침내 음식 주문을 마치고 소매를 걷어붙였다.

이윽고 도자기 같은 손으로 앞접시를 꺼내 들어 뜨거운 물로 헹구고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접시를 하윤의 앞에 내려 놓았다.

하지만 하윤은 그 접시를 보는 체도 하지 않고 보론으로 들어갔다.

“내가 공씨 저택에서 겪었던 일이 당신 뜻이 아니었다는 건 무슨 말이야?”

접시를 닦은 태준은 두 손을 교차한 채 무릎 위에 올렸다.

“저는 윤이 씨를 다치게 할 생각이 없었다는 뜻이에요.”

“그럴 생각이 없었다고?”

하윤은 우스웠다.

그때 하윤이 “징역”살이 하는 것처럼 지냈던 곳은 공씨 본가 저택이 아니라 태준이 살고 있던 개인 저택이었으니까.

만약 태준이 하윤을 괴롭히고 싶지 않았다면 명령이라도 내려야지 그녀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을 때 보고만 있지 말았어야 했다.

하윤의 질문에 태준은 눈을 반쯤 내리 깔았다.

“맞아요. 그 곳은 제가 살던 개인 저택이 맞긴 하지만 공씨 가문이 관할한 곳은 공씨 사람의 눈을 피할 수는 없어요.”

[해원의 공씨 가문]은 권력의 상징이자 고귀한 혈통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족쇄이기도 하다.

그 족쇄는 사람의 몸통과 목덜미를 칭칭 감아 숨조차 쉴 수 없게 하고 사람을 꼭두각시처럼 부리곤 한다.

하지만 태준은 그러한 어두운 주제는 상세하게 얘기하지 않고 진지한 눈빛으로 하윤을 바라봤다.

29년 동안 자기 생명에서 유일했던 빛을.

“제 주변에 있는 모든 하인은 공씨 가문에 충성하는 사람이지 저한테 충성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하윤은 그 모든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미간을 찡그렸다.

민씨 가문의 본가 저택도 고용인들으 그저 직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직원은 고용인을 당연히 능가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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