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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화 누구를 때리고 싶어? 

화장실.

권하윤이 칸막이 화장실에 들어서자 밖에서 여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민주가 저런 여자한테 밀렸다니 참 기가 막하네.”

“그러게 말이야. 민주는 박씨 가문 공주님이라도 되지 저 여자는 대체 뭔데?”

밖에 있는 세 여자는 본인이 말하는 그 사람이 현재 문 하나를 사이 두고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 채 화장을 고치며 하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평가질 해댔다.

세 사람은 모두 박민주의 친구지만 그렇다고 명문가 여식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가정 형편이 넉넉하여 다른 사람보다 당연히 본인이 뛰어나는 자신감 정도는 가지고 있다.

맨 먼저 입을 연 여자는 유난히 더 잘난 체했다.

“내가 아빠한테 물어봤는데 민 사장님이 민주랑 약혼까지 했는데 그 여자가 갑자기 끼어들어 헤어진 거래.”

때마침 옆에 있던 여자가 맞장구쳤다.

“얘네 아빠가 박씨 일가 임원이라서 이거 절대 거짓말은 아닐 걸.”

“당연하지.”

이화진은 고개를 쳐들며 말했다.

“우리 아빠는 회사에서도 기둥 같은 존재라서 절대 나를 속이지 않았을 거야.”

“그렇다면 그 약혼식이 아예 박씨 가문에서 자작극을 벌인 거라는 건 아빠한테서 못 들었나 봐?”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세 명은 모두 깜짝 놀라더니 하윤을 본 순간 모두 표정이 굳어버렸다.

하지만 하윤은 세 사람을 가로 지나 세면대에서 손을 씻은 뒤 깨끗이 닦고는 세 사람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친구를 위해 나서는 건 좋은데 사실을 좀 알고 나서지 그래?”

별것도 아닌 사람들과 더 얘기하고 싶지 않아 하윤은 이내 화장실을 나가려고 했는데, 그때 마침 뒤에서 분노 속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우리 아빠가 거짓말했다는 거야?”

이화진은 체면이 깎인 게 불만이었는지 괴상야릇한 말투로 비꼬았다.

“본인이 남의 관계에 갑자기 끼어든 제3자인데 인정할 리가 있나?”

자기를 원수처럼 노려보는 세 여자를 마주하고 있자니 하윤은 소 귀에 경을 읽는 게 이런 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 사람은 이미 하윤에게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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