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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5화 양보 

민도준의 비아냥거림에 권하윤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본인이 전에 성은우 때문에 도준한테 했던 짓을 생각하면 하윤은 도준이 왜 로건을 다시 곁에 두지 않는지 이해가 됐다.

도준은 담배에 불을 붙이더니 소파에 기대 앉았다.

“하윤 씨가 아니었다면 로건이 쫓길 리 없다기 보다는 오히려 하윤 씨 덕분이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게 더 맞는 말이지. 그러니까 무슨 책임이든 짊어지려 하지 마.”

도준의 말에 하윤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분명 한편으로는 로건을 도와 사정하고 싶지만 그러면 도준한테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자 하윤은 순간 풀이 죽었다.

‘왜 내 삶에는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이렇게 많은 거야?’

게다가 매번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어려울 선택지만 있으니.

도준은 점점 쓸쓸해지는 하윤의 표정을 보더니 담배를 두 모금 들이켰다.

“난 더 이상 로건을 곁에 둘 리 없어. 하윤 씨가 거두어 가겠다면 반대도 하지 않을게.”

하윤은 이해가 되지 않아 되물었다.

“무슨 뜻이에요?”

그때 도준이 눈빛으로 자기 다리를 가리키며 하윤에게 앉으라는 사인을 보냈다.

이에 약 몇 초간 머뭇거리던 하윤은 끝내 도준의 다리에 앉았다. 하지만 본능 때문에 도준의 가슴에 기대는 대신 시간을 보는 학생처럼 두 손을 자기 다리 위에 올려놓고 꼿꼿이 앉았다.

도준은 하윤을 더 이상 곤란하게 하지 않고 귀 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나 요즘 바쁠 거니까 경호원이 있으면 편할 거야.”

하윤은 순간 움찔했다.

‘그러니까 도준 씨는 로건 씨를 곁에 두지 않을 거지만 내 곁에 두는 건 괜찮다는 건가?’

이렇게 된다면 희연에게 그나마 좋은 소식을 알릴 수 있다는 생각에 하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도준을 보는 눈은 더 복잡해졌다.

하윤의 경호원으로 로건을 고용하는 건 도준과는 상관없는 일인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또 한발 물러난 셈이다.

도준의 성격에 이런 선택을 했다는 건 이미 충분히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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