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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우리가 그렇게 친한가?

권하윤은 핸드폰을 받아들었다. 하지만 통화 연결음이 한참 동안 울리고 나서야 권하윤은 시끄러운 배경 소리 사이에서 민도준의 짜증 섞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왜?”

“도준 씨, 저예요. 지금 바빠요?”

“응.”

그 말에 순간 하려던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럼 방해하지 않을게요…….”

“이미 방해 했으면서 할 말 있으면 해.”

권하윤은 난감했지만 자기가 걱정하는 걸 솔직히 털어놓았다.

“오늘 현장에 많은 기자들이 올 거예요. 도준 씨가 저를 데리고 가면 기자들이 안 좋은 쪽으로 기사를 쓸까 봐 걱정이에요…….”

민도준이 제수씨와 붙어먹은 것도 어불성설인데 동생 결혼식 앞에까지 나타난다면 아주 자극적인 이야깃거리가 될 게 뻔했다.

그때 전화 건너편에서 피식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참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버릇이 있네.”

권하윤은 민도준의 말 속에 담긴 조롱을 못 알아들은 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그래서 말인데 우리 따로 가면 안 돼요? 혹시라도…….”

“마음대로 해.”

민도준은 이 말을 남기자마자 바로 전화를 꺼버렸다.

‘하, 또 도준 씨 심기를 건드렸나 보네.’

하지만 권하윤은 민도준이 왜 자기를 꼭 데려가려고 하는지 알 수 없어 핸드폰을 다시 한민혁에게 돌려주었다.

약혼식의 규모가 클 거라는 건 미리 짐작했지만 권하윤은 셔터가 눈 뜰 틈도 주지 않고 번쩍거리는 걸 보자 덜컥 겁이 났다.

다행히 권하윤이 앉은 차가 민도준의 차라서 막힘없이 지나쳐 호텔 주차장으로 향했다.

웨딩 홀에 도착해 보니 50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홀이 거의 차 있었다.

때문에 권하윤은 사람들 틈에 숨어 약혼식이 끝날 때까지 구석에 숨어 있다가 몰래 빠져나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권하윤은 본인이 얼마나 유명한지를 간과했다.

왜냐하면 권하윤이 구석에 자리 잡고 서자마자 주변에서는 수군수군 얘기가 오갔기 때문이다.

“저기 봐, 저 사람 권씨 가문 넷째 아니야?”

“진짜네. 저 여자가 민승현 도련님 약혼식에는 왜 왔대?”

“쯧쯧, 바람만 안 피웠어도 민씨 가문 다섯째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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