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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도준 씨가 잘못했어요

사실 두 사람은 따지고 보면 다툰 적이 없다. 그저 한 명은 상대를 불신하고 있고 다른 한 명은 상대에게 순수하지 않기에 금이 갔던 두 사람의 관계가 더 벌어졌을 뿐이다.

이에 권하윤은 두 사람이 결혼만 하면 그 간극이 사라질 거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했다.

‘과거는 중요하지 앟아, 중요한 건 지금이야.’

생각을 마친 권하윤은 슬며시 손을 들어 민도준의 다른 한쪽 어깨에 댔다.

“저 무시하지 마요.”

분명 애초에는 그저 불쌍한 척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말하다 보니 코끝이 찡해 나더니 점점 서러워졌다.

“저 무시하지 마요. 무서워요.”

살짝 떨리는 끝 음은 남자의 가슴에 녹아내렸고 그와 동시에 권하윤의 눈시울에서 눈물이 하나둘 떨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권하윤의 등에 손 하나가 놓이더니 등을 살살 토닥였다.

조금 위로를 받았다고 그런지 권하윤은 점점 더 서러워 눈물을 왈칵 쏟아내며 민도준을 끌어안았다.

“제가 질투하면 달래주면 되는데 왜 그렇게 무섭게 굴었어요? 게다가 핸드폰까지 뺏어가고.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투덜투덜 불만을 토로하는 권하윤의 말에 민도준은 웃음이 났다.

이윽고 권하윤을 자기 앞에 끌어오더니 입을 삐죽거리며 흐느끼는 권하윤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톡 때렸다.

“다 내 탓이라는 거야?”

“네, 도준 씨가 잘못했어요.”

권하윤은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면서도 손은 여전히 민도준을 꽉 껴안은 채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

그때 민도준이 콧방귀를 뀌었다.

“이게 내 탓이라고? 그러게 누가 하윤 씨더러 귀가 그렇게 얇으랬어?”

민도준이 공태준을 입에 담자 권하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민도준의 어깨에 파묻으며 중얼거렸다.

“이게 다 도준 씨가 딴마음 품은 탓이잖아요.”

민도준은 권하윤을 톡톡 두드렸다.

“하윤 씨 하나로도 생명이 위태위태한데 딴마음까지 품으면 수명이 줄어들까 봐 겁나는데.”

권하윤은 민도준의 말에 입을 삐죽거렸지만 눈치껏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때, 차 밖에 있던 한민혁이 시간을 힐끗 살피더니 다가와 주의를 주었다.

“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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