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73화 결혼의 대가

권하윤은 한참이 지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다 좋아요.”

권하윤의 얼굴에 드리운 두려움이 너무 선명하여 민도준은 권하윤을 안고 침대 곁으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권하윤의 손등에 위로가 담긴 키스를 했다.

“착하지, 무서워할 거 없어.”

그래서일까? 뜨거운 온도가 차가운 손등에 남아 마치 화상을 입은 듯 오래도록 흩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그때 옷을 들고 욕실로 걸어가는 민도준의 모습에 권하윤은 이내 물었다.

“오늘 여기서 자고 갈 거예요?”

그 물음에 동작을 잠깐 멈춘 민도준은 아리송한 표정으로 돌아섰다.

“왜? 내가 있는 게 싫어?”

“아니요…….”

권하윤은 눈을 내리깔았다.

“그런데 신혼 전날 신부와 신랑은 같이 자면 안 된다고 하지 않나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턱이 위로 들리더니 민도준은 권하윤의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자기야, 내가 어떻게 우리 자기 혼자 자게 내버려 두겠어?”

권하윤은 뻣뻣한 자세로 민도준의 손에 이리저리 휘둘리고는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려올 때가 되어서야 정신을 차렸다.

이틀 전까지는 그저 의심만 했다지만 이제 권하윤은 확신할 수 있었다.

민도준이 자기를 의심하고 있다고.

아직 까놓고 말하지 않은 걸 보면 그저 조사 중에 있는 게 틀림없다.

어쩐지. 요 며칠 동안 민도준을 찾지 못해 대신 한민혁을 찾으려 할 때 경성에 없다는 소식을 들은 것도 아마 그 원인일 거다.

민도준이 계속 나타나지 않은 것도 한민혁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 테고.

그렇게 소식을 접하면 권하윤을 어떻게 처리할지 답을 얻겠지.

꽉 움켜쥔 이불은 한껏 쪼그라들었다. 마치 권하윤의 심장처럼.

이런 날이 올 거라는 걸 진작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날이 닥치자 두려움은 가시지 않았다.

‘괜찮을 거야. 난 한 번도 가족의 이름으로 춤을 춘 적 없으니까 도준 씨도 쉽게 찾아내지 못할 거야.’

권하윤은 애써 자기를 위로하며 진정하려고 애썼다.

‘그 전에 그 전에 가족에게 알리거나 누군가를 찾아 도준 씨를 막아야 해.’

그 순간 떠오르는 공태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