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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아무도 못 가

오후, 뜨거운 태양은 차가운 강물의 온도를 높여주지 못한 채 축축하게 얼굴에 달라붙었다.

그 시각 최수인은 휙휙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빵 쪼가리를 질껑질껑 십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른 하나를 민도준에게 쑥 내밀었다.

“너도 좀 먹는 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손 하나가 빵을 가져가 포장을 뜯더니 몇 입 만에 다 먹어 버렸다.

최수인은 여전히 민도준에게 빵을 건네주던 동작 그대로 씩 웃었다.

“난 또 네가 식사도 거를까 봐 어떻게 설득할지 걱정했는데 이렇게 빨리 먹어버렸어? 내가 쓸데없는 생각 했나 보네.”

그 말에 민도준은 최수인을 힐끗 째려봤다.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해 조금 꺼져들어간 느낌마저 있었지만 눈동자 안의 날카로움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게다가 왠지 위험한 분위기가 맴돌아 감히 다가갈 수 없었다.

“내가 사랑 때문에 목매는 애송이인 줄 알아?”

날카롭게 귀에 꽂히는 한마디에 최수인은 하려던 말을 다시 목구멍으로 넘길 수밖에 없었다.

“공태준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이미 막긴 했지만 언젠가 터질 것 같아. 공씨 가문에서 알게 되면 움직일 거 같은데.”

공태준이 요즘 공씨 가문에서 한 행동은 이미 가문 어르신들의 불만을 샀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사태까지 벌어지면 그쪽에서 가만있지 않을 게 뻔하다.

물론 희망이 묘연하다고는 하나 만약 권하윤이 살아 있다고 하면 함께 연루될 거고.

때문에 요 며칠 그들은 소식을 봉쇄했다.

하지만 이건 그저 일시적인 것뿐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공씨 가문도 당연히 알게 될 거다.

“그럼 숨기지 마.”

민도준은 담배를 입에 불고 바람을 막으며 불을 붙였다.

“그냥 말해 줘. 경성에 오는 놈들은 하나도 돌려보내지 않을 거라고.”

낮게 깔린 목소리에는 피비린내가 서려 있어 흙냄새와 함께 섞여 스산한 분위기를 뿜어냈다.

그때 마침 누군가가 다가와 보고했다.

“민 사장님, 사고를 낸 운전자 두 명을 잡았습니다.”

최수인은 그 말을 듣자마자 무의식적으로 민도준을 힐끗거렸다.

그랬더니 얇은 입꼬리가 한쪽으로 씩 휘어 올라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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