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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모든 게 거짓이었어

“제 약속은 변함없어요.”

공태준은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제가 윤이 씨 가족을 해원으로 모셔 온 건 해원에 있으면 제가 돌봐줄 수 있기 때문이었어요. 민 사장님도 이미 조사하기 시작했으니 윤이 씨 가족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도 시간문제일 거예요. 해외에 있을 때 예기치 못한 상황이 일어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잖아요. 윤이 씨도 가족이 위험해지는 건 원치 않잖아요. 안 그래요?”

공태준의 말은 겉보기에는 권하윤을 위하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권하윤에게 한 층 또 한 층의 족쇠를 채우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 때문인지 공태준의 말이 끝날 때 권하윤은 꼼짝달싹 할 수 없는 데다 답답하고 숨이 막혔다.

여러 가지 부정적인 감정이 출구를 찾으려는 것처럼 가슴 속에서 날뛰었지만 권하윤은 진정을 되찾으려고 자기를 강요했다. 이럴 때 공태준한테 화를 낸다고 달라질 게 없으니까.

눈을 감고 숨을 가다듬은 권하윤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공태준을 바라봤다.

“그다음엔? 우리 가족이 해원에서 계속 당신한테 의존하면서 살라고? 그러면 내가 무슨 대가를 지불하면 되지?”

“윤이 씨는 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요.”

공태준의 목소리와 눈빛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약속할게요. 윤이 씨 가족은 앞으로 원래대로 생활할 수 있을 거예요. 나한테 시간을 줘요.”

하지만 공태준이 평온할수록 권하윤은 미칠 것만 같았다.

이 모든 건 분명 공씨 가문 때문에 벌어졌는데 다시 원래의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줬다고 감사해야 할 판이니.

공태준은 권하윤의 그런 마음을 알아채지 못한 듯 낮은 소리로 말을 보탰다.

“이건 내가 윤이 씨한테 빚진 거니까 앞으로 천천히 보상할 기회를 줘요. 네?”

그 말을 듣는 순간 냉소밖에 나오지 않았다.

“나한테 거절할 선택지가 있긴 한가?”

공태준이 권하윤의 모든 퇴로를 말아버린 탓에 권하윤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결국 긴 한숨을 내쉰 권하윤은 말머리를 틀었다.

“은찬은 당신과 무슨 사이이지?”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아무 사이도 아닌데 도와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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