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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생사 고비

날카로운 경적 소리와 격렬한 부딪힘에 이어 중력이 사라지더니 차는 강물에 빠져버렸다.

순간 사방의 물이 차 안으로 들어와 미처 반하기도 전에 물에 잠겨버렸다.

숨을 쉬고 싶었지만 코와 입으로 물이 자꾸만 들어오고 심지어 시선마저 강물 때문에 흔트러져 그 순간 권하윤은 처음으로 죽음의 고비에서 허덕이는 느낌을 경험했다.

그러다가 이대로 죽는구나 하고 생각할 때 누군가 권하윤을 차 안에서 밖으로 꺼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하필 그때 발이 시트 사이에 끼여 빼낼 수 없게 됐다.

시간은 사람을 기다리는 법이 없다. 일분일초 흘러가는 내내 생명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권하윤을 잡은 사람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심지어 뭐라 말하려는 듯 입을 뻐금거렸지만 권하윤은 그저 상대의 입속에서 흘러나오는 버블만 보였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권하윤은 겨우 상대의 도움으로 차에서 빠져나왔지만 두 사람은 이미 기진맥진했다.

사방이 온통 물이었다. 겉으로는 고요하기만 하던 강이었는데 그 아래는 위험한 암류가 흐르고 있었다.

수영을 할 줄 모르는 권하윤에게 아무것도 잡히지 않고 밟히지 않은 채 둥둥 떠 있는 느낌은 공포의 극치였다.

유일하게 느낄 수 있는 건 누군가 자기를 꽉 안고 있다는 것뿐이었지만 권하윤이 물 때문에 허우적댈 때면 남자는 끊임없이 말했다.

“저 꼭 잡아요.”

“절대 놓으면 안 돼요.”

하지만 끝내 차가운 강물 속에서 절망적인 익사감이 휘몰아쳤다…….

그러다 눈을 떴을 때.

가슴을 잡으며 크게 숨을 몰아쉬고 나서야 권하윤은 그 시제로 겪은 고통 속에서 깨어났다.

그날의 기억은 너무나도 생생해 연속 이틀 동안 악몽이 되어 권하윤을 괴롭혔다.

고개를 돌려 옆을 보니 아직 혼미해 있는 공태준이 옷 위에 누워 있었고 권하윤은 그 바로 옆에 앉아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물살에 휩쓸려 이름 모를 황야로 떠내려갔다. 심지어 주위에는 겨우겨우 휴식할 수 있는 폐수 수질 측정소만 있었다.

공태준은 다쳤는지 물에 빠졌는지 계속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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