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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1화 사실을 밝히다

“왜 말이 없어?”

커다란 손이 권하윤의 목덜미를 꽉 잡는 바람에 권하윤은 민도준의 위험하고도 매혹적인 얼굴을 똑바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민도준의 목소리는 표정과 달리 매우 부드러웠다.

“헬기 소리 들었을 때 무슨 생각 했어? 응? 왜 나한테 잡혔나 생각했어? 아니면 나한테 잡히면 공태준과 어떻게 해원으로 돌아갈지 걱정했어?”

한마디 한마디 말은 권하윤을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 넣어 도망칠 수 없게 했다.

모든 설명은 사실 앞에서 변명만 될 뿐이었다.

말문이 막힌 권하윤의 모습은 마침 민도준의 눈에 들어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효과를 더해줬다.

목덜미를 잡은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가 권하윤의 목을 더 꽉 조였다.

“말해 봐. 왜 말 안 하지? 나는 미친 듯이 찾아다녔는데 공태준과 어떻게 도망칠지를 생각했어? 어디 말해 봐.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몇 날 동안 쇠약해진 몸은 남자의 화를 이기지 못하고 그 힘에 종잇장처럼 펄럭이다가 확 내팽개쳐졌다.

가슴속에 쌓여 있던 여러 가지 감정들이 모두 흘러나왔는지 권하윤을 밀쳐내는 힘을 빼지 않은 터라 권하윤은 철퍼덕 넘어지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민도준은 여전히 침대 옆에 서서 권하윤을 바라보고 있었다. 날카로운 눈매가 그늘에 가려져 알 수 없는 빛을 비춰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민도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몸을 돌려 떠나갔다.

권하윤은 다급히 손을 뻗어 민도준을 잡으려 했다.

“잠깐만요.”

하지만 제대로 잡지 못한 탓에 다급히 침대에서 내리느라 자기의 발이 다쳤다는 것도 잊어버렸다.

“아-”

권하윤이 눈을 감고 침대 아래에서 고통을 참고 있을 때 힘 있는 손이 권하윤을 들어 올려 다시 침대 위에 던져버렸다.

이윽고 귀찮은 듯 꾸짖었다.

“다리도 다쳤으면서 왜 이래?”

하지만 권하윤은 다른 걸 관계할 겨를도 없이 미처 거두어들이지 못한 민도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제 말 좀 들어 봐요.”

권하윤은 잠깐 멈칫하다가 이를 악물었다.

“제가 공태준과 같이 간 건 제가…… 제가 권하윤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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