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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집

권하윤은 순간 등이 오싹해 무의식적으로 버둥댔다.

“저 다리가 저려서 그래요. 저 좀 놔줘요.”

하지만 순순히 응해줄 민도준이 아니었다.

오히려 놔주기는커녕 허리를 감고 있던 손을 스르륵 아래로 쓸어내렸다.

“다리가 저려? 내가 주물러 줄게.”

“필요 없어요…… 어딜 주무르는 거예요…….”

퉁명스러운 목소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변해버렸다. 심지어 부끄러운 나머지 민도준의 손을 마구 긁어대는 바람에 손톱자국을 남기기까지 했다.

하지만 새끼 고양이가 손톱으로 긁어대는 듯한 느낌일 뿐이라서 어떠한 위협도 되지 못했다.

슬립 원피스의 끈이 흘러내리고 치맛자락이 위로 살짝 걷혀 올라간 순간 권하윤은 민도준이 끝까지 할 거라고 생각햤지만 웬일로 손을 뗐다.

이윽고 어리둥절해하는 권하윤을 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왜? 아직도 모자라?”

권하윤은 그 말에 욱했는지 버럭 소리 질렀다.

“누가 모자라다고 했어요?”

민도준은 피식 웃으며 권하윤의 얼굴을 슬쩍 문질렀다.

“난 아직 모자라는데.”

“아, 만지지 마요.”

말하면서 자기 얼굴을 벅벅 문지르는 권하윤의 동작에 민도준은 재밌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나도 더럽다고 하지 않는데 왜 본인이 그래?”

민도준의 노골적인 말에 권하윤은 어찌할 바를 몰라 벌떡 일어섰다.

“저 샤워하러 갈 거예요!”

그러고는 이 한마디를 남겨놓고 침대 아래로 내려갔다.

그 시각 민도준은 침대 머리에 비스듬히 기댄 채 절뚝거리며 욕실로 가는 권하윤을 빤히 지켜볼 뿐 도와주려는 의도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은근히 민도준이 도와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던 권하윤은 민도준이 끝까지 움직이지 않자 심술이 났는지 혼자서 절뚝거리며 욕실로 들어갔다.

다리가 원래도 다쳤는데 민도준 때문에 힘까지 빠져 혼자 걷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하지만 권하윤이 욕실에 들어서려는 찰나 발이 붕 뜨더니 가로로 솟구쳐 올랐다.

권하윤은 아직도 민도준이 모른체 지켜만 보고 있던 모습에 화가 났는지 고집을 부렸다.

“도준 씨 도움 필요 없어요. 저 혼자도 돼요.”

민도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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