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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도준 씨보다는 못해요

사람을 끄는 민도준의 얼굴을 보며 권하윤은 잠깐 넋을 잃었다.

돌이켜보면 권하윤은 한 번도 민도준의 속내를 안 적이 없다. 그도 그럴 게 민도준의 행동은 언제나 알 수 없었으니까.

‘그만하자. 이미 떠나기로 결심했으면서 이런 걸 고민해서 뭐 해?’

‘도준 씨한테는 나보다 떳떳하게 내보일 수 있는 아내가 더 필요하잖아. 지금은 민승현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해.’

어찌 됐든 권하윤이 아니라면 민도준은 매번 다른 사람 앞에서 약점을 드러낼 필요가 없다.

생각을 정리한 권하윤은 일부러 자기감정을 숨기기 위해 민도준을 살짝 밀었다.

“저랑 이렇게 잡담이나 나누고 있을 게 아니라 얼른 민승현이나 찾아요.”

하지만 민도준은 오히려 권하윤의 손을 덥석 잡았다.

“나더러 어디 가서 찾으라고?”

하긴, 경성처럼 이렇게 큰 도시에서 사람 하나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가 일부러 숨기려 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한참을 생각하던 권하윤은 끝내 입을 열었다.

“혹시 민용재 짓일까요?”

진씨 가문이 칩 기술 응용 프로젝트에 참여한 건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더욱이 그 상품이 시장에 유입되면 어마어마한 수익을 창출할 거고.

그때가 되면 민용재는 과학기술 단지를 계속 차지하고 있을 수 없을 테고 민씨 가문 산하의 모든 기업도 주인이 다시 바뀌게 될 거다.

그러니 그 성격으로 이런 일을 벌이는 건 별로 이상한 일도 아니다.

“아마도.”

민도준은 무심하게 대답하며 권하윤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에 돌돌 감았다.

“급할 거 뭐 있어? 민승현이 죽으면 알게 될 텐데.”

민도준은 이렇게 말했지만 권하유는 민도준처럼 한가하게 생각할 수 없었다. 이에 눈을 내리깔고 한참을 고민했다.

“사실, 상황이 이렇게 된 마당에 박씨 가문과 혼인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긴 해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권하윤의 머리카락을 돌돌 감던 손이 꽉 힘을 주며 머리를 잡아당겼다. 물론 아플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스스로도 말하고 넋을 잃은 권하윤의 정신을 다시 불러오는 건 충분했다.

눈을 들어보니 민도준이 차가운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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