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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놔주면 안 돼요?

민도준은 침대 옆에 앉아 권하윤을 힐끗 바라봤다.

“왜? 이젠 화가 풀렸어?”

크게 화난 것처럼 한마디도 하지 않다가 다시 상황이 이렇게 되자 스스로도 난감했는지 권하윤은 콧방귀를 뀌었다.

“조금 휴식하다가 다시 화낼 거예요.”

민도준은 그런 권하윤을 무시한 채 옆에서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뭔가를 처리하는 것 같았다.

그때 옆에서 민도준의 핸드폰을 본 권하윤은 눈이 반짝이더니 슬그머니 옆으로 다가가 기댔다.

“도준 씨, 뭐 해요?”

권하윤은 그저 핸드폰으로 말을 꺼내 자기한테도 전자기기를 줄 수 없는지 물어보려던 참이었는데 핸드폰 액정에 비친 문자를 보는 순간 얼어붙었다.

[도준 형, 은찬이 찾았어.]

은찬이…….

순간 은찬이가 은우의 동생이라고 하던 공태준의 말이 생각났다.

권하윤은 이미 성은우에게 미안한데 만약 은찬이마저 일이 나면 자기를 용서하지 못할 거다.

순간 회상에 잠긴 권하윤은 민도준이 이미 핸드폰을 꺼버렸다는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민도준의 말에 방금까지 머리를 굴리던 권하윤은 침대 머리맡에 놓인 핸드폰을 슬쩍 바라봤다.

이윽고 바른 태도로 사과하기 시작했다.

“방금 제가 실수로 핸드폰 문자 내용을 봐버렸어요.”

“응. 그래서?”

“그래서…….”

권하윤은 슬그머니 민도준의 눈치를 살폈다.

“은찬이를 찾았다는 걸 봐 버렸는데.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민도준은 침대 머리에 기대며 악랄한 기운을 내뿜었다.

“감히 내 눈앞에서 수작질을 했는데, 내가 어쩔 것 같아?”

그 말을 들은 순간 권하윤의 가슴은 쿵 하고 가라앉았다. 민도준의 성격대로 한다면 은찬은 아마 죽지 않으면 불구가 될지도 모른다.

그 생각에 권하윤은 손가락으로 이불을 꽉 그러쥐었다.

“사실 은찬이가 예전에 저를 잘 챙겨줬었는데 그저 한번 실수한 것뿐이에요. 아직 어린애인데 그냥 놔주면 안 돼요?”

“걔가 어떤 짓을 했는지 기억나게 해줄까?”

사실 그럴 필요까진 없었다. 지금도 은찬이가 자기에게 미약을 사용할 때 느꼈던 놀라움이 생생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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