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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권하윤을 위해 준비하다

대문에 다가갈수록 나이 든 어르신의 목소리가 점점 선명하게 귀에 들려왔다.

“어르신께서 물건을 가져다주라고 해서 온 거라니까 그것도 못 들어가게 해?”

익숙한 목소리인 것 같아 문틈으로 확인했더니 장 집사였다.

그 시각 장 집사는 네모난 상자가 든 채로 대문 밖에 있는 경호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경호원들은 누구도 안으로 들여보내지 말라는 민도준의 명령을 받았기에 온 사람이 아무리 민씨 집안 어르신의 곁에서 일하는 장 집사일지라도 칼같이 거절했다.

그때 권하윤이 문을 비스듬히 열었다. 어찌 됐든 장 집사는 민상철 쪽 사림이기에 민도준이 민씨 집안과 더 사이가 틀어지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사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권하윤이 밖으로 나오자 팀장으로 보이는 경호원이 얼른 앞에 막아섰다.

“권하윤 씨, 안으로 들어가 계세요. 여긴 저희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경호원들이 장 집사가 마치 권하윤을 죽이러 온 사람인 것처럼 대하자 권하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민상철이 만약 권하윤을 죽이려면 장 집사를 혼자 보내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권하윤도 경호원들이 난감해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았기에 얼른 집 안으로 들어가 안전거리를 유지했다.

모든 경호원들의 관심이 권하윤에게 쏠렸을 때 장 집사는 상자를 든 손으로 권하윤에게 손짓했다.

암시가 담긴 듯한 손짓에 권하윤은 잠깐 멍해 있다가 눈이 살짝 흔들리더니 입을 열었다.

“집사님께서 그저 물건만 전해주러 오셨다니 물건은 저에게 맡겨주세요. 민 사장님께는 제가 대신 전해줄게요.”

권하윤은 장 집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아예 집안으로 쳐들어가기보다 물건을 전하는 게 나은 선택이라고 판단했는지 장 집사는 경호원들의 눈빛을 받으며 입을 열었다.

“제가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니 이걸 대신 도준 도련님께 전해주세요.”

그저 특별할 것 없는 상자였지만 경호원들은 권하윤에게 전해주기 전 조심스럽게 안을 훑어보고 위험한 물건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권하윤에게 건넸다.

이윽고 권하윤은 그 상자를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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