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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6화 착하네

권하윤이 싫은 척 거절하다가 다시 앞으로 다가갔을 때 민도준은 손가락으로 권하윤의 턱을 쓱 문질렀다.

“몇 살인데 얼굴에 뭘 묻히고 다녀?”

그 순간 권하윤은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뭔가 있을 줄 알았더니 얼굴에 크림이 묻은 거였어?’

“아.”

권하윤은 화가 난 듯 자기 얼굴을 마구 문질러 댔다. 솔직히 민도준에게 화가 났다기보다는 이상한 생각을 한 자기한테 화가 났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당연히 민도준의 눈을 피할 수 없었다.

“빨개졌는데 뭘 계속 닦아내?”

‘뭘 안다고 그래요? 제가 닦아내는 건 크림이 아니라 부끄러움이라고요!’

하지만 당연히 이 말은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다.

그저 고개를 홱 돌려 차창 밖을 내다볼 뿐.

그때 민도준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이리 와봐. 깨끗하게 닦아졌는지 보게.”

권하윤은 고개를 돌린 채 끝까지 보여주지 않으려고 발악했다. 하지만 오히려 강제적으로 고개가 돌려 결국은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

“도준 씨를 보기 싫거든…….”

미처 뱉어내지 못한 한 글자는 순간 민도준의 입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달콤한 냄새가 입술 사이로 흩어지는 사이 권하윤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민도준에게 끌려 그의 다리 위에 낮아 버렸다.

이윽고 밭은 숨소리와 함께 민도준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원하는 게 이런 거였어?”

물론 더 친밀한 관계도 가져봤지만 권하윤은 오래도록 뒤엉켜 이어진 입맞춤에 저도 모르게 귀밑까지 붉어졌다. 심지어 이대로 민도준에게 안겨 녹아내리는 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때문에 민도준이 권하윤을 풀어 줬을 때도 권하윤은 여전히 애타는 감각에서 벗어나지 못해 낮은 신음을 내뱉으며 민도준에게 엉겨 붙었다. 그런 붙을듯 말듯한 거리는 오히려 더 사람을 미치게 했으니까.

마치 갓 이빨이 난 새끼 동물처럼 자기 턱을 자꾸만 짓씹어 대는 권하윤의 모습에 민도준은 못 말린다는 듯 권하윤을 떼어내며 턱을 들어 올렸다.

“뭐야? 발정 났어?”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권하윤은 얼굴을 붉히며 불만스럽게 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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