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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보지 말라고 한 게 뭐지?

입이 꾹 눌려 말할 수 업자 권하윤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권하윤이 고개를 끄덕인 뒤 민도준의 표정이 아까처럼 무섭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심지어 권하윤을 잡고 있던 손에도 힘이 조금 풀렸다.

이에 권하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버둥대 빠져나와서는 민도준의 앞으로 바싹 다가갔다.

“화내지 마요. 네? 저 정말 잘못했어요.”

민도준은 눈을 내리깐 채 또다시 슬금슬금 기어오르는 권하윤을 보며 눈썹을 치켜올렸다.

“사과는 참 빨라.”

권하윤은 그 말에서 민도준이 화를 풀었다는 걸 알고는 배짱이 커져 아예 민도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제가 꼭 고칠게요.”

그 말이 떨어지자 몇 초간 침묵이 이어지더니 익숙한 손길이 등에서 느껴졌다.

민도준의 손이 목덜미로부터 허리까지 미끄러져 내리자 권하윤의 떨리던 몸도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평정심을 되찾은 뒤에야 권하윤은 민도준이 방금 다른 내용을 봤는지 물어보고는 화를 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왜지?’

‘내가 공태준이 준 USB를 봤다고 화낸 건가? 아니면 내가 그 USB 안의 내용을 봐서…….’

한참을 생각하고 있을 때 민도준이 갑자기 권하윤을 들어 안았다.

“뭘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권하윤은 무의식적으로 자기 속마음을 숨기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제가 어떻게 해야 도준 씨의 화가 풀릴지 생각 중이었어요.”

이 시각 권하윤은 또다시 실수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듯한 얌전한 얼굴로 돌아와 민도준이 마음 약해지기를 바라며 불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 모습에 민도준은 끝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왜 어떻게 하면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지 생각하지 않아?”

이것도 조금 훈수를 두는 말투였지만 아까랑 비교하면 비 온 뒤의 맑음에 가까웠다.

이에 권하윤은 이내 민도준을 끌어안고 흔들어 댔다.

“사람이 어떻게 실수를 안 해요? 역시 도준 씨밖에 없어요!”

그때 민도준은 권하윤의 등을 꾹 눌러대며 말했다.

“그만해.”

‘칫, 그럼 내 잘못을 따질 때까지 기다리라는 건가?’

권하윤은 이런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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