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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지금 저한테 화낸 거예요?

일촉즉발의 상황이 진소혜가 끼어든 덕분에 조금 누그러들었다.

하지만 권하윤은 진소혜한테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기에 억지 미소를 지으며 괜찮은 척 말했다.

“우리 그냥 얘기하는 거예요. 괜찮아요.”

“네?”

진소혜는 사람을 죽일 것처럼 포악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는 민도준을 봤다가 가녀린 권하윤을 보고는 이내 용기를 내 입을 열었다.

“저기, 오빠! 하윤 언니도 오빠 때문에 집에만 갇혀 있느라 불쌍한데 이러지…….”

“우리 할 얘기 있으니까 넌 꺼져.”

“오케이. 바로 꺼질게.”

의외로 일찍 퇴근하게 된 진소혜는 재빨리 물건을 챙겨 나가면서 권하윤에게 소리 없이 응원하는 손짓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의 권하윤은 그 응원에 대답해 줄 수도 없었다. 민도준의 눈이 마치 못처럼 권하윤을 바닥에 박아버려 꼼짝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외부인이 모두 사라지자 권하윤은 두려움을 애써 억누르며 조심스럽게 민도준에게 다가갔다.

“그 USB는 오래전에 받은 거예요. 진짜 오래된 거예요.”

권하윤은 민도준이 자기가 별장에 갇혀 있는 동안 외부와 연락하고 지내는 거로 오해할까 봐 조심스럽게 설명을 덧붙였다.

하지만 민도준은 권하윤의 불쌍한 척하는 표정에 속아 넘어가지 않고 손을 뿌리치며 입을 열었다.

“누구한테서 받은 거야? 공태준? 아니면 성은우?”

“공태준이요, 공태준.”

민도준이 성은우의 이름을 말할 때의 목소리가 너무 위험해 보여 권하윤은 다급하게 사실을 말해버렸다.

“공태준이 이 안에 도준 씨와…… 공은채 씨의 과거 모습이 담겨 있다고 해서 궁금해서 봤어요.”

방금 전까지만해도 두렵던 권하윤은 공은채의 이름을 내뱉는 순간 억울하고 서러워 났다.

만약 민도준이 공은채와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말해주면 권하윤도 공태준의 계략에 빠지지 않았을 테니까.

‘아니지, 이미 말했었네. 죽을 만큼 사랑했다고, 살아있으면 결혼했을 거라고.’

하지만 권하윤은 스스로 그 모든 걸 무시하고 한번 또 한 번 스스로 또검증을 하려고 했던 거다.

그 생각을 다시 되돌리자 권하윤은 저도 모르게 눈물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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