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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사생아

민도준이 화가 난 게 아니라는 걸 발견하자 권하윤은 배짱이 생겨났는지 콧방귀를 뀌었다.

“도준 씨가 진심을 말하라면서요?”

그때 담배를 꺼버린 민도준이 눈빛으로 자기 옆을 가리켰다.

“이리 와.”

방금 전까지 된통 당한 탓에 옷차림이 단정하지 못한 권하윤은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나서야 천천히 옆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옷매무새를 정리했다고는 하지만 촉촉한 눈가에 아직도 야릇하고 나른한 분위기가 남아 있어 반짝거렸다.

현재 민도준과 그나마 대화가 잘 통한다고 생각했는지 권하윤은 얼른 민도준의 어깨에 고래를 기댔다.

“그래서 지금은 아이를 가지면 안 돼요.”

“그럼 언제 가지면 괜찮을 것 같은데?”

민도준이 갑자기 힐끗거리며 묻는 물음에 권하윤은 순간 뭐라 대답해야 좋을지 생각나지 않았다.

지금 두 사람의 상황이라면 언제든 안될 테니까.

하지만 그렇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건 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잠깐 동안 생각하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적어도 우리 둘의 미래가 보일 때요…….”

권하윤은 이렇게만 말하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민도준은 오히려 꼬치꼬치 캐물었다.

“어떤 게 미래가 있는 건데?”

그 물음에 권하윤은 마음이 두근거려 자기를 끌어안은 민도준의 손에서 벗어나 콧방귀를 뀌었다.

“적어도 지금처럼 모두가 박민주 씨를 도준 씨 아내라고 생각하고 저를 정부라고 생각하게 하면 안 되죠. 이런 상황에서 제가 아이를 가지면 뭐라더라? 아, 사생아라고 하잖아요.”

민도준은 쫑알쫑알 말해대는 권하윤을 다시 자기 쪽으로 잡아당겨 왔다.

“대체 어느 집 정부가 하윤 씨처럼 주인 머리 꼭대기에 올라타서 행패를 부려?”

그 말에 불만이 생겼는지 권하윤은 민도준의 품에 안겨 자꾸만 작은 손으로 그의 가슴을 쿡쿡 찔러댔다.

“전에 저 데리고 발표회에 간다고 했으면서 번복한 건 어떻게 설명할 건데요? 본처 무서워서 그러는 거 아니에요?”

권하윤은 점점 더 말을 가리지 않고 하자 민도준은 피식 웃으며 권하윤의 엉덩이를 때렸다.

“또 헛소리하는 거야?”

“누가 헛소리래요? 분명 도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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