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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1화 미끼

그날 밤 권하윤은 불안한 나머지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했다.

분명 몸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정신은 놓을 수 없었다.

거의 밤새도록 비몽사몽한 상태였던 권하윤은 아침에 민도준이 조금 움직이자 바로 눈을 떠 그를 바라봤다.

민도준은 등 뒤에서 고개를 쳐든 권하윤을 발견하고는 손을 뻗어 그녀를 다시 자리에 눌렀다.

“나 전화 좀 하고 올 테니까 더 자.”

가뜩이나 흐리멍덩하던 머리가 아래로 툭 떨어지자 잠은 올 리 없었다. 권하윤은 민도준이 갑자기 번복이라도 하고 자기를 데려가지 않을까 봐 걱정되었다.

씻고 내려갔더니 아침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빵 쪼가리를 질껑질껑 씹어대기만 할 뿐 권하윤은 여전히 기운을 차리지 못했다.

그런 상태는 차에 앉을 때까지 이어졌다가 성공적으로 발표회에 가게 되었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이내 졸음이 쏟아졌다.

이에 민도준이 운전하고 있을 때 권하윤은 새근새근 잠을 잤다.

다행히 이번 발표회는 과학기술 관련된 거라서 화려하게 차려입을 필요도 없었다.

차에서 내릴 때 권하윤은 민도준에게 끌려 내리다시피 했다.

“그만 게으름 피워.”

안 자면 모를까 조금 자고 나니 어젯밤 잠을 자지 않아 생긴 피로까지 몰려와 권하윤은 나른해진 몸으로 민도준의 손에 끌어내렸다.

이윽고 민도준이 자기를 꾸짖자 오히려 화가 난 듯 중얼거렸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요. 어제 조금만 절제했어도 이러지 않았다고요.”

그 말에 민도준은 미안함은커녕 오히려 피식 웃으며 놀려댔다.

“내가 절제하지 않았다면 두 다리로 걸어 다닐 수 있을 것 같아?”

“얼씨구, 아주 감사하네요.”

“콜록콜록-”

조용하던 호텔 주차장에서 갑자기 기침 소리가 몇 마디 들려와 확인해 봤더니 등 뒤에 박 대표와 박민주가 서 있었다. 심지어 옆에는 서류 가방을 든 직원들도 서 있었다.

그제야 자기가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인식한 권하윤은 어색한 듯 발을 배배 꼬았다.

박 대표는 그나마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아니면 뭐든 겪어 봐서 그런지 아무렇지 않은 듯 민도준에게 인사까지 했다.

하지만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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